미국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의 최강자 넷플릭스(Netflix)가 도전받고 있다. 9월4일 넷플릭스의 주가가 6.35% 떨어졌다. 타격을 입힌 건 아마존닷컴이다. 넷플릭스와 에픽스(Epix)의 독점계약이 만료되자, 아마존은 에픽스의 3천여편 영화를 독점 스트리밍 서비스하는 계약을 맺었다. <어벤져스> <헝거게임: 판엠의 불꽃> <아이언맨2> 등의 판권을 보유한 에픽스는 바이어콤, 라이온스게이트, MGM 등이 합작해 만든 케이블 채널 업체다. 이로써 1년에 79달러를 내는 아마존의 프라임 서비스 회원들은 2만5천여편의 영화와 TV 콘텐츠를 무료로 스트리밍 서비스받을 수 있게 됐다. 그렇다고 넷플릭스 회원들이 에픽스의 영화를 볼 수 없는 건 아니다. 2010년부터 넷플릭스는 에픽스에 1년에 2억달러씩 지불하며 2년간 독점관계를 유지해왔는데, 독점관계는 끝났지만 2013년 9월까지 에픽스의 영화 스트리밍 서비스는 지속된다.
미국 현지시장 분석가들은 이번 일이 넷플릭스에 치명타가 될 거라고 예상하진 않았다. 1997년 온라인 DVD 렌털 서비스로 시작해 2007년 온라인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성공적으로 확장한 넷플릭스가 경쟁 상황에 내몰린 것은 맞지만 기업에 타격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넷플릭스의 회원이 에픽스의 콘텐츠를 시청하는 시간은 넷플릭스 스트리밍 서비스 전체 시간의 5%라고 한다. 또한 독점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매년 에픽스에 지불하던 돈이 굳어 결과적으로 넷플릭스가 1년에 5천만달러를 벌게 됐다고 바클레이스 캐피털 연구원 앤서니 디클레멘테는 분석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넷플릭스가 새로운 경쟁자로 부상한 아마존을 전혀 신경쓰지 않을 수는 없다. 2011년 2월에 시작한 아마존 프라임 인스턴트 비디오 서비스는 넷플릭스의 회원 이탈을 부추겼다. 게다가 아마존은 최근 콘텐츠를 구매하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앞으로 온라인 영상 유통의 주도권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