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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답하는 영화보다 질문하는 영화가 힘이 있다
안현진(LA 통신원) 2012-09-06

에드워드 노튼 인터뷰

-이 영화를 둘러싼 보안이야말로 첩보작전에 버금간다고 들었다. 스크립트를 받기 전에 어떤 영화의 어떤 역할인 지 알고 있었나. =나는 토니(길로이)한테 스크립트를 받았는데, 그때부터 이 영화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보안이라고 할 만한 게 있었다면, PDF 파일을 열기 위해서 암호를 넣었다는 것 정도다. 물론 다 읽고 나면 컴퓨터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웃음)

-영화에서 당신이 맡은 인물의 과거가 자세히 보여지는 건 아니다. 이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지는 않았나. =그렇지는 않았다. 스크립트를 읽었을 때 영리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중에서도 내 역할과 관련해서 마음에 든 부분은 에릭 바이어가 자신이 짓는 죄를 대의를 위한다며 합리화하는 과정이었다. 물론 스크립트를 읽은 뒤에 영화와 나의 캐릭터에 대해서 토니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거의 한달 이상을 이야기한 것 같다.

-대의를 위한 죄의 합리화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이 있나. =나는 배우다. 철학가도 아니고, 정치적인 코멘터리를 입에 달고 다니는 사람도 아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 한정해서 이야기한다면, 내 생각에는 대답을 내놓기보다는 질문하는 영화가 더 힘이 있다. 불편한 줄 알지만 양가적인 설정을 가진 시나리오로 관객 스스로 결론을 내도록 자극할 수 있는 감독이 용감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토니를 좋아한다. <마이클 클레이튼>을 본 사람이면 알겠지만, 토니의 영화들은 질문으로 가득하다. 전체의 이익이 인간으로서의 이익을 대변하는지에 대해서 묻고 있다.

-<본 레거시> 속의 아웃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딱히 비밀스러울 것은 없는 소재라고 생각했다. 토니는 모두가 알고 있는 불편한 진실을 가지고 오락영화를 만들었다. 하지만 ‘본’ 시리즈가 처음부터 많은 관객으로부터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전쟁에 참가했던 베테랑들이 돌아오면 겪는 트라우마와 같은 현실적이고 사회적인 이야기를 다루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는 이번 영화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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