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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레미 레너] 직접 하는 스턴트의 리얼리티만큼 안전도 중요하지
안현진(LA 통신원) 2012-09-03

<본 레거시> 제레미 레너

2012년은 제레미 레너라는 배우가 대중에게 알려지는 해가 될 것이다.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의 브랜트, <어벤져스>의 호크아이, 그리고 ‘본’ 트릴로지의 뒤를 잇는 <본 레거시>의 애론 크로스까지, 이 남자는 2012년 여름이 채 가기 전에 3편의 블록버스터에 이름을 올렸다. 그중 한국에서의 개봉을 기다리는 <본 레거시>는 “이미 궤도에 오른 프랜차이즈의 주연을 맡았다는 점”에서 레너에게는 특별한 마일스톤이다. 2012년 7월21일, <본 레거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려고 그를 만났다. 그의 나이는 올해로 41살. 이야기를 나눌수록 젊은 시절의 그가 궁금해졌다.

-첫 장면을 보면, 당신이 얼어붙은 호수에 입수하는 장면이 나온다. 어떻게 준비했나. =준비라니, 그 장면을 찍으려고 준비하는 건 사실 고문이나 다름없다. 물속이 조금 춥다면 물 밖은 몹시 추웠다. 그래서 물 밖에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턱수염과 머리카락이 얼어서 헬멧을 쓴 것 같았다. 작은 텐트가 있어서 거기서 푸시업 정도는 할 수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그냥 잘 지나갔다는 사실이 기뻤다.

-‘본’ 트릴로지의 팬들은 당신과 맷 데이먼을 비교할 것이다. 그걸 우려하지는 않았나.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영화를 기다려준 팬들을 만족시키고 싶다는 거였다. 그 생각이 워낙 커서 제이슨 본과 내 캐릭터가 비교될 거라는 건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애론 크로스라는 캐릭터는 어떻게 만들었나. =애론에게는 확고한 삶의 목적이 없었고, 특별한 사건도 없었다. 하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삶의 목적과 소속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내가 캐릭터와 만날 수 있었던 접점이었다. 군에 입대하는 것과 아웃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은 어떤 식으로든 애론에게 목적과 소속감을 주었을 것이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토니 길로이 감독과 캐릭터에 대해서 커뮤니케이션했다.

-당신에게도 소속감이 필요한 때가 있었나보다. =그런 시절이 있었다. 그래서 단골 펍이나 바에 가서 그 시간이면 언제든 그곳에 있는 사람들과 만났다. 거기서는 모든 사람이 내 얼굴과 이름을 알았다. 사랑하는 법도 배웠고 미워하는 법도 배웠다. 당시 내 인생에 특별히 일어나는 일이 없었고 난 뭘 해야 하는지 몰랐다.

-그렇다면 지금은 삶의 목적은 무엇인가. =지치고 무료해지는 것은 쉽다. 실망하고 좌절하고 분노하는 것도 쉬운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몇살이 되어도 삶에 호기심을 가질 수 있는 것이 내 삶의 목적이다. 답을 알고 있어도 열린 마음을 가지고 바라보고 싶다.

-액션 신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감독은 당신이 거의 모든 액션장면을 대역 없이 소화했다고 이야기했다. =나는 영화가 진정성을 보여줄 때를 좋아한다. 감독, 작가, 제작자가 ‘리얼리티’를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정직한 방법은 배우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직접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감독은 대역과 나의 촬영분을 교묘하게 잇기 위해 에너지를 쏟을 필요가 없다. 관객도 한치의 의심 없이 화면 속의 나를 따라오면 된다. 그리고 나 역시 그 순간순간을 즐겼다. 물론 나도 다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안전이 바로미터다. 내가 다치면 영화 촬영에 더 큰 지장이 생기기 때문이다.

-바이크도 대부분 직접 탔다고 하던데. =영화에서 내가 탄 바이크는 이전에도 타본 익숙한 기종이었다. 하지만 위험하다고 생각되면 하지 않았다. 특히 레이첼 바이스가 뒤에 탔을 때는 더더욱 하지 않았다. 스턴트맨이 확신이 없어 보일 때는 그에게도 하지 말라고 말했다.

-바이크를 좋아하나. =몇대 가지고 있다. 코만도는 지금 만드는 중이라서 타보지 못했지만 곧 탈 수 있다는 생각에 흥분된다. 트라이엄프가 몇대 있고, BMW도 있다.

-바이크가 취미인가. =한동안은 취미였다. 그때는 바이크가 딱 한대 있었다. 이제는 일을 마칠 때마다 나 자신에게 주는 선물 같은 것이 됐다. 헬멧을 쓰고 익명의 누군가가 되어 달릴 수 있다는 것이 사실은 더 큰 선물이다. 바이크 위에서 평화롭다고 느낀다.

-<본 레거시>는 당신이 스타로 인정받는 첫 영화가 될 것이다. 그게 부담스럽지는 않은가. =영화라는 결과물이 누군가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겠지만, 내게 있어서 일은 일이다. 영화에 출연했다고 해서 흥행 결과에 대해 부담을 갖지는 않는다. 준비하고, 최선을 다하고, 망치지 말자. 이 세 가지가 전부다. 영화가 극장에서 상영되면 그때부터는 완전히 다른 비즈니스다. 그건 결과물이지 영화 만들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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