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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소스 멀티유즈로 전문성 강화
장영엽 2012-07-26

아이돌 기획사가 보는 영상 산업

미쓰에이

“<드림하이>를 제작하면서 시도해본 실험이 굉장히 좋은 결과를 낳았다.” JYP가 본격적으로 영상 콘텐츠 제작에 뛰어든 이유에 대해 박진영 프로듀서는 이렇게 말했다. JYP가 지난해 키이스트와 손잡고 공동제작한 <드림하이>는 공중파 방송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수지, 택연, 우영, 아이유 등이 부른 드라마 삽입곡은 음원 사이트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고, 주연을 맡은 수지와 김수현은 가장 매력적인 청춘 스타의 반열에 올랐으며, 드라마는 한류의 영향에 힘입어 아시아 5개국에 판권을 수출했다. 한번의 드라마 제작으로 이렇게 다양한 활로가 열리는 것이다. ‘원소스 멀티유즈’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영상 콘텐츠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왕국’을 꿈꾸는 기획사들의 지향점에 가장 부합하는 매체다. <드림하이> 이후 JYP가 드라마·영화 제작 및 배우 매니지먼트를 전담하는 부서를 따로 차리고 영화 <5백만불의 사나이> 제작에 참여하는 것이나, SM이 영상 콘텐츠 부문을 담당하는 자회사 SM C&C(Culture & Contents)를 설립하고 설리, 민호가 주연을 맡은 <아름다운 그대에게>를 제작하는 데에는 원소스 멀티유즈에 대한 전략적인 고민이 함께했을 것이다. JYP, SM과 더불어 ‘빅3’ 기획사로 손꼽히는 YG도 두 회사에 비해 영상 제작에 대한 관심은 덜한 편이지만 구혜선, 유인나, 정혜영 등이 소속된 배우 매니지먼트 전담 부서를 두고 있으며 드라마 <아이리스>와 영화 <포화속으로> <동창생>에 출연한 빅뱅의 멤버 의 사례처럼 아이돌의 개인적인 연기 활동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하지만 영상 제작에 대한 관심을 본격적으로 드러낸 SM과 JYP의 사례를 현재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일반적인 상황으로 볼 수는 없다. 브랜드만으로 포털사이트 검색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는 빅3(SM, YG, JYP) 기획사를 제외하면 영상 콘텐츠에 대한 중소 아이돌 기획사의 시선은 여전히 소속 아티스트의 인지도와 매력 부각에 대한 고민과 맞닿아 있다. 신인을 공개하면 바로 포털 검색어 순위 1위에 오르는 빅3와 달리 홍보수단과 광고예산이 없는 중소기획사는 잠재력이 있는 그룹 멤버를 연기자로 먼저 데뷔시켜 드라마의 탄력으로 그룹을 끌어올리기도 한다. 스킨푸드 CF와 드라마 <>으로 얼굴을 알린 크로스 진의 신원호가 대표적인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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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영화, 드라마 시장에 뛰어드는 엔터테인먼트 기획사들이 극복해야 할 한계도 많다. 영상 콘텐츠 제작에 대한 경험 부족, 그리고 아이돌 개인의 연기력에 대한 논란이 그것이다. “필수냐, 교양이냐의 문제다. 여전히 아이돌의 기본은 음반 활동이고, 드라마와 영화 출연은 부수적인 활동에 속한다. 모든 포인트를 영화, 드라마 활동에 맞출 수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한계가 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종사하는 한 관계자의 말이다. 그러나 도리어 이러한 한계점이 새로운 공급시장의 탄생을 가능하게 했다. 드라마, 영화에 출연하고자 하는 아이돌의 연기 수업부터 캐스팅 디렉터의 역할까지 전담하는 ‘아이돌 연기 전문 에이전시’ 매니지먼트 구의 등장이 그 예다. 지난 3월 말 설립된 매니지먼트 구는 배우 이요원의 매니저이자 아이돌 기획사의 ‘빅4’로 불리는 코어콘텐츠미디어에서 연기자팀 총괄 이사로 재직했던 구본권 대표가 만든 회사다. 배우와 아이돌이 함께 소속되어 있는 이 회사는 각자의 특성에 맞게 차별화된 커리큘럼을 제공한다. “바쁜 스케줄을 소화해야 하고, 음악 활동과 연기를 병행하는 아이돌 연기자들의 경우 더 집중력있게 연기 수업을 받아야 한다. 작품 선택에서도 젊은 층에 인기가 많다는 점, 해외 인지도가 높다는 점 등 아이돌의 장점을 고려한 선택을 하려 한다.”

‘연기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 회사엔 현재 티아라, 다비치, 초신성, 남녀공학 등 여섯팀의 아이돌이 소속되어 있고 앞으로도 네팀이 더 합류할 예정이다. 분명한 건 영상 콘텐츠에 대한 아이돌 기획사의 관심은 더이상 짧은 ‘한방’을 기대하는 단타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점점 더 구체화되고 업계의 속성에 맞춰 전문화되는 엔터테인먼트 기획사의 영상 진출이 어떠한 평가를 받을지, 올여름 출격할 영화 <5백만불의 사나이>와 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의 성적표에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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