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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영화의 도시에 깃든 영화제
안현진(LA 통신원) 2012-06-20

로스앤젤레스 필름 페스티벌, 개막작은 우디 앨런의 신작

<사랑하는 로마에게>

올해로 18주년을 맞이한 로스앤젤레스 필름 페스티벌(Los Angeles Film Festival, 이하 LAFF)이 6월16일 개막해 24일까지 9일 동안 다운타운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다. 개막작은 우디 앨런의 <사랑하는 로마에게>로, 일찌감치 매진됐다. 폐막작은 스티븐 소더버그가 연출한 <매직 마이크>로 채닝 테이텀이 스트립 댄서를 연기한다.

LAFF는 1971년 로스앤젤레스 국제영화박람회라는 이름으로 시작해서 1995년 로스앤젤레스 인디펜던트 필름 페스티벌(LAIFF)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영화제의 명칭이 지금의 LAFF로 바뀐 것은 2001년에 필름 인디펜던트가 영화제를 인수하면서부터다. 칸이나 베니스, 베를린, 토론토 등 도시 이름을 딴 다른 영화제들처럼 전세계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영화제는 아니지만 관객 수 19만명으로 시작해서 현재는 90만명의 관객이 찾는 지역의 영화제로 자라났다. LAFF에서 주로 상영되는 영화는 미국과 해외에서 출품된 극영화와 다큐멘터리, 단편영화, 뮤직비디오 등이며, 올해는 디즈니/픽사의 신작 애니메이션 <브레이브>가 미국 개봉보다 며칠 앞서 상영된다.

올해 출품된 200편가량의 영화 중에서 미디어의 관심을 받는 극영화들은 <미션 임파서블3> <트랜스포머> <스타트렉: 더 비기닝> 등의 각본을 쓴 알렉스 커츠먼의 감독 데뷔작 <피플 라이크 어스>, <프렌치 코넥션>의 감독 윌리엄 프리드킨의 <킬러 조>, 스티브 카렐과 키라 나이틀리가 출연하는 <시킹 어 프렌드 포 디 엔드 오브 더 월드>, 라시다 존스와 앤디 샘버그가 출연하는 안티 로맨스 <셀레스테 앤드 제시 포에버> 등이 있고 다큐멘터리로는 전직 갱 멤버들이 제빵을 통해 인생의 탈출구를 찾는 <굿 브레드>, 댄서로의 열정을 좇아 LA로 이주한 17살 매디 밀러의 이야기 <풀 아웃> 등이 있다.

영화의 도시인 만큼 영화제를 찾는 손님들의 면면 또한 화려하다. ‘커피 토크’와 ‘풀사이트 챗’ 등이라고 이름 붙여진 관객과의 대화 프로그램에는 감독 캐서린 하드윅, 작가 잭 펜, 조너선 놀란, 아론 소킨, 배우 브라이언 크랜스턴 등이 참여한다.

한편, 지난해 개봉한 연상호 감독의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이 북미 지역 프리미어를 2012년 LAFF에서 갖는다.

<콜 미 쿠추>

“영화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

LAFF 디렉터 스테파니 알라인 인터뷰

(다음은 ‘인디와이어’와 LAFF 디렉터 스테파니 알라인의 인터뷰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프로듀서(스테파니 알라인은 <허슬 앤 플로>를 제작했다)에서 영화제 디렉터로 변신했다. =2007년 필름 인디펜던트의 이사장직을 맡았기 때문에 영화제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전까지 영화제 디렉터는 물론이고 프로그래머로도 활동해본 경험이 없었다. 그래서 영화제 디렉터가 하는 일이 펀드레이징이라는 건, 제의를 수락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로스앤젤레스 필름 페스티벌은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과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영화를 축하하는 마음으로 모일 수 있는 독특한 허브다. LA에 영화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기에 이 영화제는 더욱 특별하다.

-올해 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영화들은 어떤 영화들인가. =최근 인구조사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은 이제 ‘마이너리티가 메이저’(Majority Minority)가 되는 세상에 발을 내디뎠다. 그만큼 세상이 다양해졌다는 이야기다. 그렇기 때문에 올해 상영되는 영화들은 독립영화의 정신을 계승하면서도 세계의 다양성을 드러내는 영화들에 초점을 맞추었다. 영화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영화들이기도 하다. 이 영화들은 우리가 얼마나 비슷한 삶을 살고 있는지를 문화적 차이를 통해 설명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탐험한다. 무엇보다 재미있고 감상적이며 도발적이다.

-영화제 디렉터뿐 아니라 프로그래머 역할도 했다. 추천작이 있으면 소개를 부탁한다. =캐서린 페어팩스 라이트라는 신인감독의 <콜 미 쿠추>라는 다큐멘터리다. 우간다에서 최초로 공개 커밍아웃한 게이 데이비드 케이토가 인권을 위해 투쟁하는 이야기가 그려진다. 우간다에서 커밍아웃하는 것은 죽음을 감수하는 결정이다. 호모포비아 정부에 미국 우파 선교회가 가세해 우간다의 LGBT 커뮤니티에 위협을 가한다. 세계적인 인권문제에 무심하더라도 이 영화가 전달하는 증언은 가슴을 울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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