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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향한 사랑의 충직함 <시작은 키스!>

잉마르 베리만의 영화 포스터가 붙은 스웨덴계 대기업의 파리 지부, 그곳에 젊고 아름다운 프랑스 여인 나탈리(오드리 토투)가 채용된다. 회사의 사장마저 매력적인 그녀에게 눈독을 들이지만 그녀에겐 오직 남편, 첫눈에 반해 결혼에 골인한 프랑수아뿐이다. 하지만 급작스런 교통사고로 남편이 세상을 떠난다. 홀로 남게 된 나탈리, 그녀는 일에만 전념하며 3년이란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 중 그녀의 앞에 새로운 사랑이 불쑥 나타난다. 상대는 같은 회사의 부하직원인 마르쿠스(프랑수아 다미앙). 운명과도 같은 키스를 통해 그들은 급작스레 친해지지만 이들 ‘미녀와 야수, 직장상사와 부하의 관계’를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은 따갑기만 하다. 순탄치 않은 연애, 하지만 이 남자의 매력은 생각보다 강력하다. 영화 속 이케아 가구처럼 북유럽 특유의 엄격함과 무뚝뚝함을 무기로 마르쿠스는 나탈리를 사로잡는데, 이에 반기를 들 여성 관객은 아마 없을 것이다.

20여개 국어로 번역되고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한 다비드 포앙키노스의 동명 베스트셀러가 원작이다. 포앙키노스의 여타 소설처럼 <시작은 키스!> 역시 미묘한 감정의 차이를 바탕에 둔 작품이다. 원작자가 친형과 함께 연출을 맡으며 영화는 처음에 유명세를 탔는데, 그렇다고 이번이 이들 최초의 연출작은 아니다. 그들은 이미 2006년 단편 <발 이야기>를 통해 성공적으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장편 데뷔를 위해 할리우드에서 일하기도 했던 유명한 캐스팅 디렉터 출신의 형 스테판 포앙키노스는 ‘오드리 토투와 프랑수아 다미앙’을 캐스팅하였는데, 프랑스어 대사가 가능한 스웨덴 배우가 없다는 이유로 낙점된 남주인공 다미앙의 연기가 특히 인상적이다. 그가 만들어내는 파리지엔을 향한 스웨덴 남자의, 마치 곰 같은 사랑의 충직함이 영화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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