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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 “누벨바그의 메아리”

<다른나라에서> 칸 현지 반응 뜨거워… 프랑스 언론들 극찬

<다른나라에서>의 현지 반응?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일단 영미권 주요 매체들의 분위기는 ‘대체로 호평’이다. <버라이어티>는 <다른나라에서>가 “<밤과낮>의 이면처럼 상연된다”며 홍상수 감독의 전작과 비교했고, <스크린 데일리>는 “프랑스 누벨바그의 메아리가 이 귀엽고 쾌활한 세개의 로맨틱 익살극을 통해 다시 울려퍼지고 있다”라며 누벨바그와 비교하면서 글을 열었다. <텔레그래프>는 “홍상수의 영화는 로맨스라는 변화무쌍한 자연을, 윤회의 썰물을, 삶의 흐름을 지녔으며, 그것이 머리가 띵할 정도로 즐거운 혼란을 유발한다. 시각적으로 별나고, 당돌할 정도로 재미난 영화, 가장 좋은 종류의 이상함”이라고 호평했다.

본격적인 반응은 프랑스 현지 매체들에서 쏟아져 나왔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가 프랑스에서 호평 위주였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다른나라에서>에 대한 지금 분위기는 거의 만장일치에 가깝다. <르몽드> <리베라시옹> <인록> <누벨옵세르바퇴르> <크로니카르> 등 주요 매체들이 앞을 다투어 이 영화를 다뤘다. 최근 칸에 초대받았던 홍상수 감독의 어느 영화와 비교해도 감탄과 극찬의 물결이다. 이런 본격적인 호평들이 쏟아지자 상영 직후 영화제 데일리인 <필름 프랑세즈>와 <스크린 데일리>에 실렸던 다소 미지근한 별점은 거의 무색해졌다.

홍상수와 이자벨 위페르의 만남이 일으킨 마술이 자주 언급된다. “이자벨 위페르는 이 모험에 자신을 맡긴 나머지 고요한 아침의 나라의 국적을 획득했고, 홍상수에게만 속해 있는 숙취를 맛보게 되었다”고 <르몽드>는 전했고, “이번 영화제 작품 중 가장 뛰어나고 가장 재미있는 영화”로 <다른나라에서>를 소개한 <리베라시옹>은 “<다른나라에서>는 에릭 로메르에 비견되는 ‘트릭’ 하나를 공개한다. 홍상수에게 있어 핵심적인 것은 이미 본 것들이 교체된다는 점에 있다. 각각의 숏들은 마치 한 문장 안의 단어들처럼 같은 패러다임 안에서 서로 교체한다. 아마 이는 홍상수 영화의 시적인 면모와 관계가 있을 것이다. 아무 말도,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는데도 끊임없이 생생한 기다림을 부르고 세상에 대해 호소하는 하나의 목소리가 존재하고 있다”(<리베라시옹>)고 분석했다.

격찬은 이어진다. “<다른나라에서>는 우리에게 영화란 무엇인가를 다시 상기시켜주는 눈부신 기적에 다름 아니다”(문화 격월간지 <크로니카르>)라거나 “이자벨 위페르와 홍상수의 영화로 올해 칸 경쟁부문의 격이 높아졌다”(<누벨옵세르바퇴르>)는 단평도 있다. <인록>은 좀더 긴 찬사를 적었다. “배우 이자벨 위페르, 세명의 인물을 연기하는 이자벨 위페르는 홍상수의 악보에 몸을 맡기며 특별히 억지스러운 노력 없이 자연스럽고 우아하게 홍상수의 템포, 그러니까 그 굉장한 가벼움과 유연성을 받아 껴안는다. 동시에 홍상수의 영화 또한 이러한 이물성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상처 없이 살아남아 언제나처럼 사랑의 방황을 예리하게 과시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유희적이고 눈부신 작품을 탄생시킨다. 이번 영화제 초반을 장식한 매혹!”

이런 분위기는 <카이에 뒤 시네마> 편집장을 지냈으며 홍상수 영화의 오랜 지지자인 장 미셸 프로동에 의해 잘 정리되어 있다. 그는 <다른나라에서>가 올해의 “칸에 해방적 바람을 불러왔다”며 이렇게 적었다. “이 바람이 지난 금요일부터 칸을 물에 잠기게 하고 있는 이 비까지 쫓아주기를 희망해본다. 엄밀한 수채화처럼 감동적이고 우아한 숏들이 이 영화에 동원된 그 모든 힘들에 그 모든 공간을 열어주고 있다. 어마어마한 자유분방함을 선보인 이자벨 위페르라는 배우의 연기의 힘, 바다의 힘, 바람의 힘, 그리고 웃음의 힘. 우리는 정말이지 많이, 그리고 진심으로 웃었다. 그리고 상영이 끝나자 관객은 감독과 배우들에게 마땅하면서도 기쁜 격찬을 선사했다.”

<다른나라에서>의 해변 모항에는 프랑스 여인 안느가 있지만 칸의 해변에는 위대한 여배우 이자벨 위페르가 있다. 영화제 내내 홍상수와 이자벨 위페르의 협연은 큰 화제가 됐고 그녀의 모험심은 칭송의 대상이었다. 우연과 계산의 조화를 믿어 의심치 않는, 그 체질부터가 홍상수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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