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제목이 NG다. 혁명을 기도하라니. 너무 노골적이고 선동적이다. 그렇다고 이 책을 집어드는 걸 망설일 필요는 없다. 기독교인이건 비기독교인이건 유신론자건 무신론자건 혁명에 관심이 있건 없건 모두가 흥미롭게 읽을 만한 책이니까.
<혁명을 기도하라>는 예수의 생애를 더듬으면서 대한민국의 기독교 문화가 얼마나 비뚤어져 있는지를 고발한다. 책은 총 3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1부에선 ‘혁명의 예언자’ 예수의 삶을 훑는다. 우리가 이미 다 아는 얘기 아니냐고? 모두가 다 아는 이야기 같지만 사실은 오해하고 있었던 이야기, 현대적으로 재해석이 가능한 이야기를 알기 쉽게 들려주는 게 바로 이 책의 장점이다. 이를테면 예수가 몸소 무소유를 실천하며 사적 소유의 철폐를 외친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대목. “예수는 자기 시대의 사람들을 사로잡고 있는 우상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통찰하고 있었다. 예수는 그것을 ‘맘몬’ 즉 재물이라고 불렀다.” 그러면서 ‘마태복음’ 6장 24절을 인용한다.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합니다. 우리는 하나님과 재물을 아울러 섬길 수 없습니다.” 저자가 생각하기에 하나님의 반대말은 부처님이 아니라 돈이라는 거다.
한국의 왜곡된 기독교 문화를 예수의 삶과 나란히 놓고 비판하는 2부는 교회의 십일조와 헌금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저자는 우선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조용기 목사를 불러온다. “누가 교회를 위해서 더 많이 헌금을 냈는지 그것을 가지고서 교회를 사랑한다는 증거를 내세워야 되는 것입니다.” 조용기 목사의 2011년 7월31일 주일설교 중 일부다. 저자는 이처럼 성경의 언어를 제멋대로 해석한 사례들을 꼼꼼하게 열거한 뒤 논리적으로 그들 사고의 허점을 꼬집는다. 동성애에 대한, 술에 대한, 우상숭배에 대한 얘기도 마찬가지다. <혁명을 기도하라>는 정치의 해에 더욱 유효하게 읽힐 책이다. 뼛속까지 인본주의자였던 예수 같은 지도자를 올 연말에는 만날 수 있을까 하는 기대로 읽는다면 희망과 절망(그렇다!)의 쌍곡선이 가슴속에서 춤을 출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