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본의 할리우드 진출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5월8일과 9일 미국 <뉴욕타임스>와 <LA타임스>는 중국 완다(萬達)그룹이 미국 2대 영화관 체인기업 AMC를 인수하기 위해 막판 협상 중이라고 보도했다. 완다는 호텔 및 백화점, 상업 부동산 사업을 기반으로 중국 내 영화 제작과 배급에도 관여하고 있는 기업이다. 또한 86개 복합 상영관을 포함해 총 730개의 스크린을 보유, 중국 내 가장 큰 극장 체인으로도 손꼽힌다. 완다그룹이 이번 인수협상을 성사시킨다면 AMC의 북미 5048개 스크린을 소유하게 된다. 첫 할리우드 진출치고는 상당한 규모다.
완다그룹의 할리우드 진출 계획은 AMC와 처음 인수합병을 논의한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좀처럼 협의점을 찾을 수 없었던 두 회사는 AMC가 4억5천만달러의 증자 계획을 중단하면서 급속히 진전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지분 인수 방식으로 AMC 인수를 고려하고 있는 완다그룹이 인수금액으로 수백억위안을 내놓을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큰 금액이지만 몇년 전부터 해외 진출을 노리고 있었던 완다그룹쪽에선 AMC와의 인수협상을 어떻게든 성사시킬 것으로 보인다. 인수만 확정되면 완다는 최고의 영화시장이라 일컫는 할리우드와 중국시장을 양손에 거머쥘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써 완다그룹이 할리우드 영화배급시장에 끼칠 영향력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어 중국 내 다른 기업들도 속속 할리우드 진출에 도전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중국의 해외 진출 가속화는 최근 중국 정부의 문화, 오락사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과 해외시장에 대한 개방에서 비롯된 양상으로 보인다.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중국 내 문화사업 관련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영역 확장을 시작한 것이다. 한편 미국 내 2대 극장체인 중 하나였던 AMC는 1920년 창업해 미국 내 거대 영화체인으로 자리잡아왔지만 북미 영화시장의 급격한 몰락으로 어려움을 맞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