립(배리 페퍼)은 아내 웬디(미라 소비노)를 폭행해 교도소에 수감된다. 7년 뒤, 출소한 립에게 웬디는 그들의 아이를 입양시켰다고 고백한다. 조이(맥스웰 페리 코튼)를 입양한 불임부부인 잭(콜 하우저)과 몰리(케이트 리버링)는 사랑을 다해 조이를 키운다. 립은 입양 절차에 오류가 있었다는 사실을 근거로 조이를 다시 데려오려고 하고, 잭과 몰리는 하는 수 없이 조이를 립과 웬디의 가정에 적응시키려 한다.
<단델리온 더스트>는 <뉴욕타임스> 기자 출신의 소설가 카렌 킹스베리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며, 각색은 <머니볼>의 각본에 참여한 스티븐 J. 리벨이 맡았다. 때로는 조용한 흐느낌이 커다란 감정의 파도를 이끌어내는 순간이 있듯이 영화는 격한 감정을 전달하면서도 시종일관 잔잔하게 흘러간다. <단델리온 더스트>에 끝까지 침묵을 지키는 인물은 없다. 주변인으로 머물던 인물들이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할 때 비로소 드라마적인 감동을 빚어내는 순간이 찾아온다. 특히 허허 웃고만 있던 몰리의 형부 빌의 한마디는 촌철살인이다. “당신은 하나님의 뜻이 뭔지 당신 마음대로 결정해서는 안돼.” 집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 우울해하는 조이에게 웬디는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고 민들레 꽃씨에 소원을 담아 비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삭막하고 거친 마음으로 영화를 보던 이의 마음에 조이가 날려보낸 민들레 꽃씨는 사풋 싹을 틔우고, 조이를 둘러싼 두 부부의 갈등이 해소될 즈음에는 관객의 마음에 봄비가 내린다. 민들레 꽃씨에 담아 보낸 조이의 소망은 이뤄진 것일까. 그저 조이가 행복하기만을 바라는 웬디의 소망이 이뤄진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그 소망은 비단 웬디의 것만은 아니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