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ovie > 무비가이드 > 씨네21 리뷰
진짜 장화신은 고양이가 왔다 <장화신은 고양이 디 오리지널>
윤혜지 2012-05-03

진짜 장화신은 고양이가 왔다. <장화신은 고양이 디 오리지널>(이하 <디 오리지널>)은 프랑스의 동화 작가 샤를 페로의 원작을 그대로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이다. 아버지의 유산으로 고양이(김용준)를 받게 된 피터(최승훈)는 먹고살 일을 걱정하고, 고양이는 그런 피터에게 공주(이소은)와 결혼시켜주겠다며 호언장담한다. 고양이는 농민들을 매수하고 피터를 제거하려는 챔블란(현경수)을 물리치는 등 갖은 노력을 다해 결국 피터와 공주의 결혼을 성사시킨다. 동화 원작의 애니메이션이지만 어쩐지 마냥 사랑스럽고 예쁘기만 한 분위기는 아니다. 매일 담 너머 공주의 노래를 듣는 게 일과의 전부인 잉여인간 피터, 까무잡잡한 피부에 주근깨와 커트머리가 눈에 띄는 공주, 귀여운 구석이 없이 느끼하게 생긴 고양이 등을 표현한 작화에는 흔히 볼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 익숙한 멜로디가 뒤섞인 공주의 노래를 프랑스어 버전으로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

동화책에서는 환상적인 이야기일지 모르나 스릴 넘치는 모험과 드라마틱한 사랑에 익숙할 대로 익숙한 21세기 관객에게 <디 오리지널>은 다소 심심하고 황당무계한 내용으로 받아들여질 확률이 높다. 고양이의 도움으로 공주와 결혼하는 운 좋은 방앗간 막내아들이나 와일드해 보이지만 사실 고전적 여인상에 다름없는 공주는 현대 관객에게 성격적으로 어필할 만한 구석이 많지 않다. 그래서 <디 오리지널>의 고양이는 주인에게 헌신하던 옛날의 모습을 버리고 은근히 느끼하게, 대놓고 허세 부리는 캐릭터로 다시 태어났다. 현대인들이 익히 알고 있는 당당하고 뻔뻔한 고양이의 모습 그대로다. 짓궂은 옆집 오빠, 혹은 능글맞은 둘째 오빠 같은 고양이의 깨알 매력에 흠뻑 빠져보시라.

관련영화

관련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