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하긴 했다. 죽음의 숲은 실재할까? 정말 영능력자는 있을까? 러브돌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메이드 카페에서 일해본다면 어떨까? 난 전생에 무엇이었을까? 오자와 가오루는 그 수많은 호기심을 대신 해결해주는 만화가다. 자고로 취재라고 하면, 무엇을 하기 위한 뒷받침 정도로 해석되기 마련이지만, <수상한 취재를 다녀왔습니다>는 오로지 취재를 위한 취재기다. 취재를 바탕으로 플롯을 짜는 게 아니라 취재담 자체를 만화로 그렸다. 흑백으로 실린 사진보다 과장법을 아끼지 않는 만화쪽이 더 웃긴다.
남성 불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생치료법을 받기로 한 작가. 최면요법을 통해 알게 된 전생은 몸파는 여자로 살다가 걸리는 애인들마다 돈을 떼어먹거나 가정폭력을 행사, 50대 중반에 죽은 사연이었다. ‘죽음의 숲’ 탐험 이야기는 총 3번에 걸쳐 나온다. ‘죽음의 숲’에 관한 도시전설에 잔뜩 긴장한 작가는 폐허와 죽음의 숲을 전문적으로 탐험하는 사람을 따라 숲에 갈 때마다 해골을 발견하는가 하면, 자살을 기도한 남자와 마주친다. 이후 악령 퇴치를 전문으로 하는 영능력자를 만나 ‘죽음의 숲’에서 만난 유령이 붙었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
배두나가 <공기인형>에서 연기했던 러브돌을 탐구하는 취재기는 이 책의 백미. 완벽한 여성상에 가까운 실제 사람 크기의 러브돌은 넓은 골반이나 살짝 나온 아랫배, 인간에 가까운 무게라는 리얼리즘의 현현인데, 만져보는 것은 물론이고 실제 수집가(무려 108개의 러브돌을 2500만엔을 들여 구입해 집안 가득 늘어놓고 살고 있다)를 만나기도 한다. 사람크기의 인형을 운반하다가 이웃 주민이 시체를 나른다고 신고해서 몇번이나 경찰이 들이닥쳤다든가, 아들 내외와 살게 되어 곤란해진 60대 남성이 러브돌을 숲에 버려 난리가 났었다든가 하는 사연도 있다. 인간 여자를 만나는 일은 있지만 섹스는 가능하면 러브돌과만 한다는 수집가는 “자기가 뒤처리를 다 하니까” 인간 여자가 더 좋다는 말을 해서 여자 만화가를 황당하게 만들기도 한다. 부모님이 집에 오시는 일이 없도록 건강에는 엄청 주의하고 있다는 말이 눈물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