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비아니 형제 TV용 영화 <부활> 방영, 비평·흥행 모두 성공적
<빠드레 빠드로네>(1977)로 이탈리아영화를 세계에 알린 거장 파올로·비토리오 타비아니 형제의 신작이 공개됐다. 그들의 새 영화가 주목을 끄는 것은 작품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이 영화가 텔레비전 자본으로 만들어져 극장이 아니라 TV를 통해 개봉됐기 때문이다.지난해 12월26일 프랑스 텔레비전으로 처음 공개된 <부활>(Resurrezione)은 타비아니 형제의 말처럼, `다른 사람들이 성경을 아끼듯 우리가 애정을 갖고 있는` 러시아 작가 톨스토이의 소설인 <부활>을 영화화한 것이다. 영화는 원작에서처럼 순수한 여인 카추샤가 귀족 디미트리와 사랑에 빠지고, 그에게서 잊혀진 뒤 결국 윤락녀로 좌절하며, 살인누명을 쓰고 선 법정에서 디미트리를 다시 만나게 된다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 영화는 이탈리아 국영방송에 속한 라이(Rai)픽션이 60억리라를, 그리고 프랑스의 팜파프로덕션과 독일의 바르바라필름이 50억리라를 대는 등 총 110억리라의 공동투자를 통해 제작됐다. 3시간2분짜리 이 작품은 4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체코와 슬로바키아에서 촬영됐다.파올로·비토리오 타비아니 감독은 “15년간 <부활>을 영화화하길 원했다. 하지만 기획단계에 들어가자마자 가장 부담이 됐던 것이 바로 상영시간이었다. 그러한 이유로 TV픽션을 선택했다. 텔레비전용 영화를 만드는 것을 절대 양보나 외도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오히려 우리가 간직했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큰 가능성이라고 여겼다. 또한 시간이 충분하다는 것을 느끼며 촬영할 수 있다는 점이 만족스러웠다. 관객이 작가들을 이해할 수 있는 큰 장점을 TV가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매우 큰 만족감을 표시했다. 또 이들은 “<부활>은 톨스토이 작품 중 최고는 아니다. 완벽하지 않은 작품이기에 더욱 애착이 갔고, 그렇기에 우리가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데 부담없이 작업을 했다”고 밝혔다.`시대에 뒤떨어진 구식영화`라는 악평을 받았던 99년작 <너는 웃지>(Tu ridi)와 달리, 비평계 역시 타비아니 형제의 이번 작품에 대해 큰 호응을 보이고 있다. 이 작품은 비평뿐 아니라 흥행에서도 큰 성과를 올리고 있다. 라이방송사는 1월14일과 15일 황금시간대인 저녁 8시50분에 이 영화를 방송했는데, 이틀 동안 688만7천여명이 시청하는 성공을 거뒀다.영화에 대한 방송사의 지원은 현재 이탈리아 국영방송을 중심으로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번 작품 역시 라이방송사가 기획안을 받은 뒤 2년 동안 준비해 발표된 것으로, 작품성이 뛰어난 작품을 위해 많은 시간과 진행비를 투자하는 유럽 방송계의 흐름을 보여준다. 타비아니 형제 역시 이번 TV와의 공동작업이 성공적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이들은 차기작 역시 라이방송사와 함께, 나폴리의 여성 혁명가 루이사 산펠리체를 소재로 한 두바스의 소설을 영화화할 것이라고 발표해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로마=이상도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