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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의 이론을 따라가는 재미 <교수와 여제자2>
김성훈 2012-03-28

일주일에 고작 두번뿐이라니. 산드라(캐롤 브라나)는 남자친구와의 모범적인 섹스 생활이 못내 아쉽다. 인생은 한없이 길고 젊음은 유한한데, 당장의 욕망을 해결하지 못해 어쩔 줄 몰라 하는 자신의 처지가 불만스러운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그는 우연히 카페에서 만난 정신과 의사 그렉(아농드 비나드)과 충동적인 관계를 가지게 되는데, 그렉의 최면 치료를 통해 생애 최고의 오르가슴을 느낀다. 어느 날, 그렉의 전 여자친구 소피가 그렉과 산드라 커플을 찾아온다. 남편과의 성관계에 만족하지 못하고 이혼한 소피는 새로 만난 한 커플과 가학적인 성관계를 경험하면서 새로운 경지의 오르가슴을 느꼈다고 고백한다. 소피의 이야기에 흥미를 느낀 그렉과 산드라는 그 커플을 찾아간다.

영화를 만든 프랑스 출신인 장 클로드 브리소 감독은 <남자들이 모르는 은밀한 것들>로 2002년 칸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고, <카이에 뒤 시네마>는 그해 이 영화를 올해의 영화 중 하나로 꼽았다. 다소 계몽적인 태도가 없진 않았지만 인간이 성적 욕망에 조금씩 눈뜨는 과정을 게임처럼 묘사하는 솜씨가 제법 흥미로웠는데, 감독의 전적과 달리 <교수와 여제자2>는 많이 아쉬운 영화다. 일상이 아닌, 정신과 의사인 그렉의 최면 치료를 통해 오르가슴을 느끼려는 세 여성은 ‘인간에게 쾌락이란 삶이 수반하는 긴장을 감소시키는 것’이라는 프로이트의 쾌락 원칙을 시연하기 위해 창조된 장치처럼 보인다. 영화의 마지막, 산드라에게 인생의 의미를 가르쳐주는 택시기사의 말이 궤변처럼 들리는 것도 그 때문이다. 프로이트의 무의식 이론과 쾌락 원칙에 맞춰가며 이야기를 따라가는 재미는 있을지 몰라도 정작 영화 속 등장인물들은 진정한 쾌락과 삶의 의미를 느낀 것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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