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같은 저질체력자에게는 “이제 머리가 아닌 몸을 쓰고 살래요”라는 말처럼 비현실적이고 부러운 게 없다. 머리도 몸에 달렸거든. 몸이 돌아가야 머리도 돌아간다. 결국 몸통이 문제인 거다. 흑.
국무총리실에서 일반인을 불법사찰하고 증거자료를 파기했다. 인터넷에 정권 비판적인 글을 쓴 그 일반인을 ‘공기업 임원’으로 착각해 벌어진 일이란다. 그랬다면 굳이 증거인멸죄까지 감수하며 자료를 없앨 이유가 없다. 수사중인 검찰의 자료 확보 절차를 ‘국정 혼란을 야기할 외부유출의 위험’으로 볼 이유도 없다.
“내가 몸통”이라며 온몸으로 웅변한 이영호 청와대 전 고용노사비서관의 주장이 하루도 못 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속속 드러났다(몸통은 기자회견 열어 그것도 화를 내며 자신이 몸통이라고 하질 않아. 게다가 벌써 몇 번째 몸통이니). 정·관계, 언론계, 노동계 인사들에 대한 사찰 내용이 빼곡히 기록된 총리실 조사관의 수첩도 진작에 있고, 청와대 인사들이 증거를 인멸한 실무자의 형량을 조율하고 입막음용 돈을 건넸다는 증언과 녹음내용도 추가 공개됐다. 누가 왜 총리실에 공직윤리지원관실이라는 비정상적인 조직을 만들고, 무차별 사찰을 주도하며, ‘비선 보고’랍시고 정보를 관리해왔는지 낱낱이 밝힐 일만 남았다. 일개 청와대 비서관이 이 모든 것의 몸통이라고? 제 한몸 간수하기 어려워 보이시던데. 어쨌거나 그렇다면 뇌는 누구세요?
뇌 없이 몸통 혼자 소리치고 자빠지고 구르진 않죠. 요새 더욱 아스트랄해진 KBS 뉴스 말고(얘들은 왜 이러는 걸까요.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대통령이 26개국 정상을 만나는 게 그렇게 중요한 뉴스일까요. 제일 먼저 누구랑 양자회담을 하는지 시청자가 진짜 궁금해한다고 여기는 걸까요. 가봉 대통령부터 만난답니다. 아마 가나다순) Reset KBS 뉴스가 단독 입수한 문건을 보면 민간인 불법사찰 피해자가 더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국가기관의 민간인 사찰은 헌정질서를 유린하는 심각한 국기문란행위다. 게다가 증거를 조직적으로 은폐하고 실무자를 회유하고 협박했다. 청와대의 개입이 사실이라면 대통령 탄핵감이다.
문건을 보니 ‘BH(블루 하우스) 하명’ 강조도 있고 ‘VIP 비방’ 대목도 있다. 베리 임폴턴트한 펄슨일까 그저 불우(V)이웃(I) 펄슨일까. 아이 궁금해. 검찰로 갈까요~ 특검으로 갈까요~ 아니면 국정조사 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