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동안이었는데, 지금은 노안이 됐다.” 서울독립영화제 김동현 사무국장은 ‘이 사람’을 그렇게 소개했다. 3월9일 인디플러스 개관 1주년 기념으로 열린 좌담회 ‘인디플러스 1년의 평가 및 향후 전망에 대하여’에 참석한 ‘독립영화전용관 확대를 위한 시민모임’ 이현희(33) 사무국장이다. 독립영화인들의 말을 들어보면 그는 경력이 제법 굵직하다. 전주시네마테크를 시작으로 한국독립영화협회, 서울독립영화제를 거쳐 인디스페이스 운영팀장, 민간독립영화전용관 설립추진위원회 사무국장까지, 그는 독립영화 관련 사업의 실무를 도맡아왔다. “이현희씨가 참석하지 않겠다고 했다면 좌담회는 열리지 않았을 거다. 그만큼 좌담회에서 그의 경험과 생각을 듣고 싶었다”는 인디플러스 허경 프로그래머의 말은 과장이 아니다.
그러나 좌담회 하루 전, 기자의 전화를 받은 이현희 사무국장은 적지 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건 마음처럼 쉽게 진척되지 않는 민간독립영화전용관 때문인지도. “대학로로 정해진 거 아니냐고? 그것도 무산됐다. 현재는 전용관 기금 마련을 위한 후원 행사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공간이 정해지면 바로 극장 운영이 시작될 수 있도록 준비가 80, 90% 정도 마무리됐다. 법인 설립도 거의 다 됐고. 법인명은 독립영화전용관 확대를 위한 시민모임이다.” 아직 극장이 마련되지 않은 까닭에 그는 좌담회 참석 요청을 처음에는 망설였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가 쉽지 않은 발걸음을 결정한 건 “그간 영화진흥위원회가 직접 운영하는 전용관인 인디플러스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좌담회 때 얘기할 내용을 미리 들어봤다. “지난 1년 동안 독립영화를 배급하고, 상영하는 창구로서 제 역할을 했는지, 행정적으로 잘못된 과정을 거친 ‘영진위 직접 운영’이 과연 독립영화인들 사이에서 합의가 된 건지 물을 것이다. 또, 인디플러스 한해 운영 예산 중 일부를 전주, 대구, 광주 같은 지방 독립영화전용관에 지원하면 스크린이 하나 더 늘어날 수 있는데, 이 과정에 대한 계획은 없는지도 함께 논의할 계획이다.” 실무자답게 생산적이고 빈틈없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