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와 인터랙티브 마케팅 회사인 모그인터렉티브가 3D 단편영화 제작지원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내걸린 이름은 ‘BEYOND 3D’. 3D에 맞춰 기획된 단편 시나리오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작품을 제작하는 것까지 주관하는 행사다. 박찬욱, 박찬경 감독의 <파란만장>과 이병헌 주연의 <쉐어 더 비전> 등 브랜드와 영화를 접목시키는 마케팅을 주관해온 모그인터렉티브는 카라의 월드컵 응원송 뮤직비디오인 <We’re with you>와 그랜저 5G의 4D 광고 등을 통해 몇몇 3D 콘텐츠를 제작하기도 했던 곳이다. 3D영화와 무관하지는 않으나, 광고회사가 영화제와 함께 단편영화 시나리오를 공모하고 영화제작을 돕는다는 건 의아한 일이다. 모그인터렉티브의 박종진 대표를 만나 공모전의 이모저모에 대해 물었다.
-모그인터렉티브는 어떤 회사인가. 인터랙티브 마케팅도 생소한 개념이다. =나도 설명이 어렵다. (웃음) 이곳도 광고대행사다. 다만 기존의 광고대행사가 4대 매체를 중심으로 인지도를 높이는 방식의 광고를 한다면 모그인터렉티브는 브랜드와 제품에 대해 소비자가 얼마나 체험하고 이해했느냐가 새로운 광고 시대를 열 것이라고 주장하는 회사다. <파란만장> 캠페인을 예로 들면 전통적인 광고는 그저 아이폰4의 화질이 우수하다는 걸 보여주었겠지만 우리는 <파란만장>이란 단편영화를 통해 ‘아이폰4의 화질이 얼마나 좋기에 영화까지 찍는가’라는 궁금증을 전달하고 소비자들이 실제 아이폰4로 영화를 찍어보게 만드는 방식의 캠페인을 진행한다.
-3D는 어떤 계기로 관심을 갖게 된 건가. =인터랙티브 마케팅은 혁신적인 캠페인이 많다. 그만큼 가장 중요한 게 테크놀로지다. 지금까지 여러 3D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겪었던 시행착오와 노하우가 있었는데, 이걸 나누고 싶었다. 이전에도 모그는 모그컬처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해외의 아티스트를 초청해 새로운 문화를 소개하는 일을 해왔다. 말하자면 ‘BEYOND 3D’는 모그컬처프로젝트의 세 번째 행사다. 우리가 가진 모든 걸 오픈하겠다는 생각으로 시나리오 공모전을 통해 3개 팀을 선발해 제작까지 한 뒤 3D가 겁먹을 게 아니라는 걸 경험시키려 한다. 어디까지나 비영리, 비공익 프로젝트다.
-팀으로 선발하는 건가? 개인은 응모할 수 없나. =아니다. 혼자 응모해도 된다. 고맙게도 이번 프로젝트에 여러 회사들이 참여했다. 3D 콘텐츠를 주로 제작해온 리얼스코프를 비롯해 넥스트 비주얼 스튜디오, 스타이스트디지털랩, C-47, 그리고 뮤지컬 제작사인 즐거움의 숲 등이다. 그러니까 제작, 촬영. CG, D.I.에 원하면 배우까지 다 지원이 가능하다. 3D에 대해 잘 알면 좋지만 잘 몰라도 선정되면 이들과 함께 영화를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당선자가 몇몇 부분의 스탭은 자기가 꾸리고 싶다고 할 때는 어떻게 되나. =그의 의지에 달렸다. 그 팀에 촬영감독이 있어서, 3D 뎁스값을 조절하는 스테레오 그래퍼만 필요하다면 그것도 가능하다. 편집을 직접 할 경우에는 D.I.만 지원받고 싶다고 해도 오케이다. 다 열려 있다. 아무것도 없는 분들도 가능하지만 다 갖춘 분도 가능하다. 우리는 이번 공모전을 통해 3D가 엄청난 돈을 들여야 하거나, 너무 어렵다는 편견을 불식시키고 싶다. 한국의 3D 기술은 <아바타> 같은 초대형 작품이 아닌 이상 적정규모의 외국 3D와 맞붙었을 때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관객이 실망한 3D영화의 문제는 작품성과 CG의 퀄리티, 영화적 완성도의 문제지 3D 자체의 문제가 아니지 않나. ‘BEYOND 3D’가 그런 왜곡된 시선을 바꿔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영화인들과 이후 모그인터렉티브의 콘텐츠 제작을 함께할 계획도 있나. =구체적인 건 아니지만 모그는 열려 있는 회사이기 때문에 그들에게 많은 아이디어와 역량이 있다면 가능하다고 본다. 이번 행사는 모그컬처프로젝트로 시작했지만 내년에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공식행사가 됐으면 한다. 그때는 이번 공모전의 당선자들이 도와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한번 나눈 노하우들이 휘발되지 않고 확대재생산되기를 바란다.
-직접 심사에 참여하지는 않지만 주관하는 입장에서 어떤 작품들이 선정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을 것 같다.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명예집행위원장님을 비롯해서 양윤호 감독 등 5분이 심사에 참여한다. 그분들이 나에게 물어보셨을 때, 딱 하나만 이야기했다. 3D라고 다르지 않다. 3D에 어울리냐 어울리지 않냐보다도 시나리오의 완성도가 어느 정도인가가 중요하다고. 완성도가 높은 시나리오가 선정될 때, 좋은 3D 콘텐츠가 나올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