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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뉴스] 할리우드의 발리우드 점령 작전
남민영 2012-02-21

미국-인도 영화 제작, 유통, 저작권보호협정 체결, 미국의 인도시장 공략 본격화

<내 이름은 칸>

할리우드의 발리우드 진입이 쉽지 않다. 얼마 전 인도에서 개봉한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2: 신비의 섬>은 힌디어와 영어자막 버전으로 375개 영화관에서 개봉했다. 박스오피스 1위에 랭크된 인도영화 <아그니파스>가 1700개관에서 개봉한 것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치다. 이러한 현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간 할리우드의 영화산업 관계자들은 “자국영화가 박스오피스의 90%를 차지하는 발리우드에서 살아남는 것은 쉽지 않다”고 지적해왔다. 밝고 유쾌한 스토리에 노래, 무용 등이 합쳐져 뮤지컬을 연상케 하는 발리우드영화의 특징이 문화적 차이로 작용해 인도에서 해외영화의 흥행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할리우드는 다양한 측면에서 발리우드의 높은 장벽을 낮추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미국과 인도 영화업계가 제작과 유통을 비롯하여 저작권보호 분야에서도 협력하기로 결의하며 공식 협정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과 인도에서 공공연하게 이뤄지는 불법 DVD 근절과 미국 내에서 비자 취득, 영화 개봉 등에 어려움을 겪는 인도 영화제작자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협정이었다. 협정으로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생각보다 훨씬 크다. 이러한 협정을 신호탄으로 영화 제작을 비롯해 관련 사업까지 할리우드와 발리우드간 협력이 더욱 활발해지리라 점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예로 인도의 릴라이언스 ADA그룹은 15억달러를 투자해 유니버설스튜디오 테마파크 및 리조트를 자국에 건설할 계획을 추진 중이다.

할리우드의 노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인도에서 흥행에 성공한 영화 중 하나인 <007 카지노 로얄>은 힌디어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장면을 삽입하는 등 다양한 측면에서 인도 관객의 관심을 얻으려 애썼다. 그러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발리우드의 장벽은 아직도 높은 것이 사실이다. <내 이름은 칸> <세 얼간이> 등을 시작으로 인도영화들이 할리우드에서는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반면 할리우드영화들은 발리우드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할리우드 자본을 바탕으로 제작하는 인도영화들이 많아지는 추세인 만큼 할리우드의 발리우드를 향한 두드림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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