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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 talk] 브래드 피트, 맷 데이먼이 크릴새우를 연기한다고?
안현진(LA 통신원) 2012-01-31

<해피피트2>의 조지 밀러 감독과 목소리 출연한 배우들을 만나다

조지 밀러 감독, 로빈 윌리엄스, 엘리야 우드, 행크 아자리아 (왼쪽위부터)

신나는 음악에 맞춰 탭댄스를 추는 펭귄들이 겨울을 맞아 또 한번 극장가를 찾아온다. 대세를 따라 3D다. 아빠와 달리 음치였던 황제펭귄 ‘멈블’의 모험을 그렸던 <해피피트>의 속편인 <해피피트2>는, 역시 아빠와는 다르게 몸치인 아기펭귄 ‘에릭’의 이야기가 중심이다. “모두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을 못한다 해도 괜찮아, 네가 내디디는 모든 발자국이 의미가 있으니까”라고 말해주는 다정한 조지 밀러 감독과 목소리 연기자로 출연한 엘리야 우드, 로빈 윌리엄스, 행크 아자리아를 LA에서 만났다.

-<해피피트2>에 참여하기로 결정하게 된 배경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조지 밀러_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우선 훌륭한 캐릭터가 이미 완성되어 있었다는 점이 그 한 가지다. 그래서 ‘그 뒤 그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를 생각하는 것으로 이야기 구상을 시작했다. 둘째는 전편을 만든 이후 발전된 애니메이션 기술이었고, 셋째는 3D였다. 남극의 풍경과 동물 캐릭터들을 3D로 만들었을 때 굉장히 아름다웠고 사실적이었다. 한번 스토리가 떠오르자, 상상 속의 친구처럼 곁에서 떠날 줄을 몰랐다. (웃음)

엘리야 우드_다시 한번 ‘멈블’이 된다는 것은 나에게도 역시 매력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그보다도 조지, 로빈과 또 한번 팀이 되어 일한다는 사실이 좋았다. 무엇보다 조지가 단순히 속편을 위한 이야기가 아니라, 그 자체로 고유한 이야기를 만들었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로빈 윌리엄스_이전까지 내가 참여한 애니메이션들은 주로 혼자 녹음을 했지만 <해피피트2>는 달랐다. 행크 아자리아, 소피아 베르가라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함께 녹음했다. 그래서 팀워크도 더 좋았던 것 같다. 조지와 다시 한번 함께한다는 사실도 기뻤다. 부스 안에서 조지를 보는 건 정말 흥미로운 일이다. 그는 감독이라기보다는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마에스트로 같다. 그는 더 잘하지 못할 거라면 시작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행크 아자리아_성공한 프랜차이즈에 안착하는 것만큼 행복한 일은 없다. (일동 웃음) 오스트레일리아까지 가서 녹음하는 작업이 이토록 감정적으로 충만한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오스트레일리아까지 가서 녹음해야 했던 이유가 있나. =조지 밀러_‘함께 작업하는 것’이 나에게는 의미있는 부분이었다. 연기자들이 교류할 때 연기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간을 낼 수 있는 배우들은 가능하면 오스트레일리아에 모여서 연기를 했다. 핑크, 브래드 피트, 맷 데이먼은 아쉽지만 LA에서 녹음했다.

엘리야 우드_함께 녹음하면 관객에게도 장면을 실감나게 전달한다고 생각한다. <해피피트> 때도 그룹으로 녹음했다. 배우들이 모여서 작업하는 것이 더 좋은 건 애니메이션이나 실사영화나 다를 게 없다.

-전편과 비교해서 기술의 발전이 있었다고 했는데, 좀더 자세히 이야기해달라. =조지 밀러_<해피피트> 시리즈를 통해 우리가 성취하려고 한 것은 자연을 가까이서 포착하는 것이었다. 자연 경관과 동물의 습성을 다큐멘터리처럼 보여주고 싶었다. 물론 캐릭터들은 과장된 면도 있겠지만, 가능하면 그대로 옮기려고 노력했다. 이런 점에서 기술이 중요했다. 심해 속 크릴새우 떼를 렌더링하는 데는 일주일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기도 했다. 컴퓨터가 이러한 규모와 디테일의 그래픽을 처리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엘리야 우드_와, 그렇게나 오래 걸렸나? 이번에 3D로 작업해서 그런 건 아닌가?

조지 밀러_그것도 사실이다. 나는 예전부터 3D영화를 좋아했다. 이번에 운좋게 3D로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기술 발전의 이점을 취해서, 연출을 원거리에서 하기도 했나. =조지 밀러_(웃으며) 시드니 아니면 로스앤젤레스에서 했는데, 한번은 스카이프로 한 적도 있었다. 사람에게 있어 목소리는 큰 부분을 차지한다. 내가 그 자리에 없었지만 사람들은 내 목소리가 닿는 것만으로 내가 함께한다고 생각했다. 확실히 현장에 있는 것만큼 만족스럽거나 재미있지는 않았다.

-영화 속의 노래들을 어떻게 발견했고 수록하게 되었나. =조지 밀러_이곳저곳에서 영감을 얻고, 조언을 구했다. 영화의 중간쯤에 글로리아 역을 맡은 핑크가 아들 에릭을 달래려 부르는 노래가 있는데 이 영화를 위해 핑크가 작곡하고 노래를 했다. 영화의 클라이맥스에 해당하는 장면의 노래를 결정하게 된 것도, 행크가 데이비드 보위와 퀸의 <Under Pressure>라는 노래가 영화와 잘 맞을 것 같다고 추천해서다. 나는 그 노래를 들어본 적이 없었는데, 너무 마음에 들어서, 엔딩 크레딧에 행크에게 노래를 추천해주어 고맙다고 짧은 노트를 남기기도 했다. (로빈 윌리엄스가 <Under Pressure>의 도입부를 “단단단다라단단~” 하고 허밍하자 일동 웃음.)

행크 아자리아_그렇다고 돈을 더 받은 건 아니다. (일동 웃음)

-3D 상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여전히 일부 관객은 3D를 기피한다. =로빈 윌리엄스_내가 3D로 보고 싶지 않은 유일한 한 가지가 있다면 그건 포르노다. (일동 웃음) 그건 아마, 우어! 와우! 헉! 저리 치워! 이렇게 될 것 같다. (계속 웃음) 내 말은, 기술은 이미 훌륭한 경지에 이르렀다. 그리고 우리는 훌륭한 3D영화와 그저 그런 3D영화를 모두 봤다. <해피피트2>에서 심해장면은, 꼭 우주 같다. <디스커버리>에서 봐왔던 장면들 같다. 3D가 전달하는 생생한 현장감도 놀랍지만 아이들에게 이런 아름다운 장면을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기술은 놀라운 속도로 발전한다.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그 기술로 이루어낼 수 있는 것들, 보여줄 수 있는 장면들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당신이 출연한 영화 중에서 3D로 보고 싶은 영화가 있나. =로빈 윌리엄스_지금까지… 는 없는 것 같다. <버드 케이지>를 3D로? 그건 아니다. (웃음)

-‘윌 더 크릴’(브래드 피트)과 ‘빌 더 크릴’(맷 데이먼)은 흥미롭고 코믹한 캐릭터다. =조지 밀러_얼음으로 뒤덮인 남극과 그 아래의 바다, 전혀 다른 두개의 스케일을 한 화면에서 표현하는 데 관심이 있었다. 그리고 바닷속 크릴이라는 아주 작은 새우들의 생태를 보았다. 그들은 수십억 마리가 엄청난 크기로 떼지어 움직이고, 속도 또한 엄청나게 빠르다. 고래나 다른 물고기들에게 먹을거리를 제공해주는 것 말고 크릴들에게 목적이 있을까를 생각했다. 그중 한 마리 크릴이 ‘세상에 태어난 데는 무언가 다른 목적이 있다’고 생각하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 빙하 아래에 숨겨진 대칭되는 세계에서, 펭귄들의 이야기와 대칭을 이루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고, 그 이야기 속 주인공들이 크릴 두 마리다.

엘리야 우드_크릴들은 <해피피트2>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들이기도 하다. 크릴들의 질문은 철학적이며 우주적이다. 내가 어디에, 왜 있는지에 대해서 질문한다. 그 질문들은 멈블과 에릭의 상황과 어우러지며, 평행선을 그린다. 영화에서는 코믹하게 그려졌다.

로빈 윌리엄스_그 두 캐릭터가 등장하는 장면들에서 수많은 우리 인생의 메타포들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사실 데모 버전에서 크릴 두 마리의 목소리는 헬륨가스를 먹은 것처럼 경박했다. 하지만 최종 시사에서 크릴 두 마리의 목소리는 맷과 브래드의 목소리였고, 나의 반응은 “와우!”였다. 그들의 목소리로 대사를 주고받는 그 자체가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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