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는 저축을 못하고 결혼(혹은 출산)을 포기한다. 20대는 취직을 못하고 빚을 진다. 지난 몇년간 위기의 이유가 우리의 소망이 간절하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믿음으로 ‘바라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책을 읽었고, 그것을 더 강렬하게 밀어붙이기 위해 긍정이라는 절대신을 모셨는데 긍정에 배반당했고 믿음은 은행 잔고와 함께 바닥을 드러냈다. 하지만 최근 10대가 주인공인 뉴스를 보면, 20대부터 죽을 때까지 겪는 많은 어려움은 이미 10대일 때 시작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대 아직도 부자를 꿈꾸는가>는 조국, 심상정, 박경철, 신영복을 비롯한 9명이 학부모를 위한 교양강좌에서 한 이야기를 묶었다. 이것은 비단 지금 학교에 다니는 청소년이나 학부모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성적만 있고 애정은 없는 가정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아이를 위해 기러기 가족이 되기를 기꺼이 작정하는 일이 당연시됨은 어떤 미래를 의미하는가.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롭고도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부분은 스타 강사로 이름을 날리다 지금 서울시 교육청의 정책보좌관으로 활동하는 이범의 ‘아이들에게 공부의 즐거움을 허하라’다.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사교육 세 가지라는 대목에서 그는, 초등학생 때 선행학습하기, 학원 종합반을 다니며 시키는 대로 진도 맞추기, 고등학생 때 언어 영역이나 외국어 영역 문제집 풀기라는,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하고 있는 바로 그것들을 지적한다. ‘남들 다 하니까’라는 이유와 뒤처지지 않게 키우고 싶다는 학부모의 소박한 욕심이 자녀의 집중력 저하 현상을 조장하고, 학부모로서의 관계가 끊어지면 부모와의 연결고리까지 상실해버리는 결과로 이어진다. 교육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는 법을 알려주는 글도 있다. 신영복은 인문학이 왜 필요한가를 강의하는데, “사람이 평생에 걸쳐 하는 여행 중에 가장 긴 여행은 머리에서 가슴까지입니다”라는 말은 평생 지속해야 할 공부에 대한 지침이 된다. 지금 신문을 펴면 현행 교육의 문제들이 어떻게 살인과 자살이라는 현상으로 표출되는지 볼 수 있다. 늦었다 해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 특히 교육이라는 문제에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