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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의 자신과 만나게 되는 특별한 경험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은 부모의 이혼으로 떨어져 살게 된 형제가 예전처럼 모여 살기를 바라는 데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초등학교 6학년인 코이치(마에다 고키)는 엄마(오쓰카 네네)와 가고시마에 산다. 그곳엔 거대한 활화산이 자리하고 있는데, 아이는 화산이 폭발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가족이 모여 살 거란 믿음을 갖는다. 한편 동생인 류노스케(마에다 오시로)는 후쿠오카에 머무는데, 아빠(오다기리 조)는 인디밴드 활동에만 관심을 둔 채 가정사에는 미련이 없다. 그러던 중 코이치가 친구에게 기적을 일으키는 비법에 대해 전해 듣는데, 이에 동조한 아이들이 무모해 보이는 기차여행을 계획한다.

애초 이 영화는 올해 개통된 규슈 신칸센의 홍보물로 기획되었다. 하지만 고레에다 특유의 시선은 이 상업적 목표를 상쇄한다. 그의 전작들처럼 평화롭고 정적인 화면에 보이지 않는 감정선이 생기며 이야기가 전개되는 패턴은 동일하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온전히 아이들의 시선에 카메라 높이가 맞춰져 있고, 이들 다다미숏이 생기의 감정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유니크하다. 성인 연기자들이 화면에 들어오는 순간이 외려 어색하게 느껴진다. 한편 고레에다에게 몽타주는 줄거리를 강조하거나 행동을 유연하게 보이는 데 목표가 있지 않다. 그는 중단된 사건, 그리고 현실의 인서트를 통해 ‘사건’이 아닌 ‘내면의 흐름’으로 서사의 단위를 변형하려 한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이야기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모색하는’ 것이 된다. 감독의 이런 믿음은 관객을 진정한 이미지의 세계로 데려다준다. 어린 시절의 자신과 만나게 되는 특별한 경험,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이 관객에게 선사하는 선물은 이 기억과의 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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