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Guide > 입시가이드 > 대학탐방
[동국대 전산원 영화영상학부] 자식 키우는 마음으로 지원하고 배려하다
윤혜지 사진 최성열 2011-12-19

동국대학교 전산원 영화영상학부

◆ 입시가이드: 정시전형_연기학과와 영화영상제작학과 각각 50명씩 선발한다. 두 학과 모두 실기 40%+면접 40%+학업계획서 20%를 반영한다. 연기학과는 개인이 준비한 3분 이내의 개인 연기와 시험 당일 제시되는 상황을 연기하는 지정 연기를 각각 20%로 반영한다. 영화영상제작학과는 실기 당일 준비된 영상 10분가량을 보고 지정된 양식으로 작문을 한다.

105년 역사의 학교법인 동국대학교가 운영 중인 동국대학교 전산원은 교육과학기술부에서 학점인정기관으로 인가받아 36년간 이어져 온 학사학위과정 교육기관이다. 유사한 학점은행제 교육기관에 비해 공신력이 높고, 우수한 수업 장비와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학생들의 관리에도 책임감 있다. 일반 대학이 아닌 학점은행제 교육기관이라고 하면 대개 선입견을 갖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동국대학교 전산원으로 진학하는 것은 4년제 대학과 똑같이 학사학위 취득이 가능하고, 국내외 타 대학으로의 편입이나 취업활동이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측면에서 사실상 일반 대학보다 합리적인 선택일 수도 있다. 현재 컴퓨터공학과, 멀티미디어 콘텐츠학과, 경영학과, 국제통상학과, 관광경영학과, 사회복지학과, 연기학과, 영화영상제작학과 등 8개 학과가 운영 중인데, 수능성적이나 내신과는 무관하게 고등학교 졸업(예정)자 및 교육법령에 의해 동등한 자격을 갖춘 사람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개인의 노력에 따라 4년제 교육과정을 빠르면 2년 만에 마무리하고 조기 졸업하는 것이 가능하다. 따라서 빠르게 진행되는 교육과정에 무리없이 적응할 수 있도록 실기 위주의 효율적인 교육 방식과 이에 따른 시설 지원이 철저하게 이루어진다. 특히 이번부터는 주말 학위 과정이 신설되었다는 것이 이전과 크게 다르다. 동국대학교 전산원과 동국대학교 평생교육원의 주말 경영학사 학위 취득과정은, 공부는 하고 싶은데 시간을 내기 힘든 이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일주일 중 토요일 단 하루만 꾸준히 출석해도 동국대학교 총장 명의의 경영학과 학사 학위 졸업장을 받을 수 있다. 이수 기간은 4년이고 계절학기도 포함된다. 수업은 오전 9시부터 시작되어 밤 9시20분에 끝난다. 학위 취득을 위해 총 140학점을 이수해야 하며 여기에는 전공 60학점과 교양 30학점이 포함된다. 과정 이수 중 자산관리사(20학점), 물류관리사(20학점), 텔레마케팅관리사(18학점), 전산운용회계사(18학점), 행정관리사(3급은 14학점, 2급은 20학점) 등의 국가기술자격증을 취득할 경우 학점으로 인정된다.

리허설은 공연처럼, 공연은 리허설처럼

동국대학교 전산원 영화영상학부 연기학과의 ‘기초연기Ⅱ’를 학생들과 함께 들었다. 연기연습실에 붙어 있는 “리허설은 공연처럼! 공연은 리허설처럼!”이라는 플래카드가 인상적이다. 인자한 미소의 김용규 교수는 간단한 인사 뒤 바로 혹독한 연기 수업에 들어갔다. 신체 각 부위를 이완하는 기본 스트레칭이 먼저였다. 스무명도 채 안되는 학생들은 개인용 매트에 누워 천천히 숨을 들이쉬고 내뱉었다. 긴 호흡을 위해 복압을 강화하는 훈련이 이어지고, 발성훈련과 걷기훈련이 이어졌다. 널찍한 연기연습실은 몸속의 공명을 느끼며 낮은 소리로 발성 연습을 하는 학생들의 소리로 가득 찼다. 이어 학생들은 나란히 서서 몸에 힘을 빼고 걷기 시작했다. “힘 빼고 걸어! 마음 가는 대로, 남 따라하지 말고 자기 충동대로! 충동적으로 걸어!” 학생들의 걸음 걸음을 유심히 살펴보며 김용규 교수가 간간이 외쳤다. 가상의 공을 가지고 즉흥연기를 할 땐 연습실이 웃음소리로 넘쳤다. 정말 눈앞에 무겁고, 가볍고, 빠르고, 느린 공이 있는 것처럼 학생들은 보이지 않는 공을 마음껏 굴리고 던졌다. “똑같은 동작 하지 말고! 항상 신선하게! 새로운 것!” 김용규 교수는 ‘충동적인 나만의 감정’을 특히 강조했다. 여기까지의 이 모든 과정은 매일 반복된다. 기본 신체 훈련을 마친 뒤 학생들이 분주하게 옷을 갈아입고 소도구를 챙긴다. 연극 <날 보러 와요>의 한 장면을 연기 실습하는 것이다. 조금 전까지 자연스러운 표준어를 구사했던 한 남학생은 의상을 갈아입자마자 정말 그 지역에서 나고 자란 것처럼 구성진 사투리 연기를 선보였다. 김용규 교수는 이따금씩 수업 시간에 ‘자기화 과정’을 거친다고 소개했다. “자신이 지금까지 사회의 눈이나 주변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하지 못했던 것. 절제하고 억압해온 내 안의 욕구를 연극적으로 장면화하는 과정입니다. 거칠게 욕을 하고, 매달리고, 울고, 소리지르고 하는 이 모든 표현들을 현실화하면서 억압된 감정을 긍정적으로 해소하는 거죠.”

영화영상제작학과의 스튜디오에서는 김훈광 교수의 ‘영화촬영Ⅱ’ 수업이 진행 중이었다. 어두컴컴한 스튜디오에서는 조명 테스트 수업을 하고 있었다. 스튜디오 한쪽엔 대형 모니터가 있고, 스튜디오 한가운데에 핀 조명이 내리꽂힌다. 여러 종류의 카메라를 들고 있는 학생들은 핀 조명을 빙 둘러싸고 카메라를 조절하면서 이리저리 비춰보고 있었다. 학생들이 찍고 있는 그림은 대형 모니터로 바로 확인됐다. “45% 나올 때까지 맞춰봐. 조금 뜨잖아. 45%가 안 나오는 이유가 뭐야? 조명이 부족하단 얘기야. 앞으로 조금만 나와볼까?” 김훈광 교수는 핀 조명 아래와 모니터 앞을 오가며 학생들의 조명을 꼼꼼히 살폈다. 이어지는 스피디하고 간결한, 그리고 정확한 지적. 지금 현재도 영화 현장에서 활동 중인 김훈광 교수는 현장 스탭을 대하듯 학생들을 지도했다. 학생들 역시 김훈광 교수의 속도에 지지 않고 빠르게 질문하고, 빠르게 답했다. 영화의 한 장면을 촬영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 스튜디오에 감도는 이 예민한 긴장감은 뭘까? “조리개를 조금 닫아봐. 맞춰야지. 그래. 그렇게.” 마침내 미세한 차이로 빛이 들어맞자 스튜디오를 옥죄던 긴장감이 한순간에 탁 하고 풀린다.

학생들의 사소한 동선까지 배려

동국대학교 전산원의 성격을 가장 잘 드러내 보이는 장소는 활용도 높은 연습실도 아니고, 첨단 장비로 꽉 찬 스튜디오도 아니다. 교수실과 입시홍보팀, 학생복지 담당 부서가 모두 거대한 하나의 사무실을 공유하고 있는 학생지원센터다. 입시홍보팀 유정호 과장은 이 독특한 설계가 “학생들이 민원 처리를 할 때 여기저기 옮겨다니는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긴 시간 수업을 안내한 김용규 교수는 학생들을 줄곧 ‘우리 애들’이라고 불렀다. 멀리 있어 지나쳐버려도 상관없을 것 같은데 학생들은 굳이 김용규 교수의 앞까지 와서 반갑게 인사를 하고 간다. 교수와 학생이라기보다도 아버지와 막내처럼 보이는 관계다. 그냥 아이도 아니고 막내다. 학생들의 사소한 동선까지 조금 먼저 생각하는 배려와 학생들을 ‘우리 애들’로 키우는 마음이 동국대학교 전산원의 힘이다.

“아이들의 성장 눈에 보인다”

동국대학교 전산원 영화영상학부 김용규 교수

-동국대 전산원 영화영상학부만의 자랑거리를 소개한다면. =탄력적인 커리큘럼을 운영 중이다. 연출을 공부하다가도 연기로 옮길 수 있고, 연기를 하다가도 연출로 갈 수 있다. 한 분야에 대한 심화적인 공부도 가능하고 다방면의 공부를 자유롭게 하는 것도 가능하다. 창작 공연도 30개 이상 올렸다. 무대연출부터 연기까지 학생들이 전부 한다. 학교에 오면 정신없이 공연 준비만 한다. 아이들에게 많은 무대 경험을 시켜주고 싶다.

-학생에 대한 지원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나. =우리 애들에게 든든한 힘이 돼주고자 하는 마음이 가장 우선한다. 물질적 지원은 물론이고, 가장 안정된 상태로 공부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현장에 계신 분들을 많이 모셔서 현장감 있는 수업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좋은 선생님들과 우리 애들을 맺어주고 싶다.

-학교에서 원하는 인재상이라면. =문화계에 필요한 인재라면 누구나 환영이다.

-지난해와 어떤 것이 달라졌나. =아무래도 눈에 보이는 건 우리 아이들의 성장이다. 사회로 진출해서 자기 일에 충실하게 임하고 있기도 하고, 무대에 올리는 공연 수준도 훨씬 높아졌다. 대학원에 진출한 아이도 있고, 독특하게 가요계로 들어가 가수가 된 아이도 있다. 지난번 제3회 노인영화제와 청소년영화제에서도 대상을 수상하는 등 꾸준히 영화를 찍고 있는 아이도 있다.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연극영화계에서 자신을 살아남게 하는 것은 결국 실력이다. 카메라로 클로즈업해서 얼굴 표정만 잡아봐도 안다. 외모나 스펙이 아무리 뛰어나도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오랜 시간 버텨내기 힘들다. 개인의 포트폴리오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 바쁘게 공연 준비도 하려면 몸 관리를 잘해야 한다. 독선에 빠지지 말고 ‘어울리는 것’을 배우는 것도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