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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은 쭉~ 계속된다
장영엽 2011-12-22

<맨 인 블랙3> <링컨> <로보포칼립스> <쥬라기 공원4>… 스필버그의 차기작들

<링컨> 촬영장의 대니얼 데이 루이스.

틴틴의 모험은 일단락됐지만, 스필버그의 모험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올해 말, 미국 극장가에서 한판 대결을 벌일 두편의 연출작 <워 호스>(국내 개봉 2월2일)와 <틴틴: 유니콘호의 비밀> 이후에도 우리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이름을 극장에서 종종 확인하게 될 것 같다. 지금까지의 행보와 마찬가지로 스필버그의 시선은 진보하는 테크놀로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와 진득한 드라마를 지닌 역사적 인물들의 주변 어딘가를 맴돌고 있다.

가장 먼저 <맨 인 블랙3>(2012년 5월25일 미국 개봉예정)가 있다. 이전 시리즈 두편의 제작에 관여했던 스티븐 스필버그는 3편에서도 총괄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렸다. <맨 인 블랙3>은 <캐치 미 이프 유 캔>에서 스필버그와 함께 작업한 시나리오작가 제프 네이선슨이 각본을 맡았다는 점 외에도 스필버그가 제작했던 <백 투 더 퓨쳐>의 이야기 형식을 따르고 있어 팬들에겐 더 반가울 작품이다. 이 영화의 제작에 관여했다는 할리우드의 소식통에 따르면(Joblo.com 참조), 에이전트 제이(윌 스미스)가 1969년으로 돌아가 젊은 시절의 에이전트 케이(조시 브롤린)와 재회하고 앤디 워홀, 오노 요코, 지미 헨드릭스 등 유명 인사들을 만난다는 것이 3편의 기본 줄거리다. 이 영화를 3D로 제작한다는 것 또한 관전 포인트다.

2012년 연말에 개봉예정인 연출작 <링컨>은 스필버그의 장기 중 하나인 전형적인 시대극이다. 다만 스필버그가 그동안 주의 깊게 들여다보았던 역사적 인물들이 <쉰들러 리스트>나 <뮌헨>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경우처럼 세계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평범한 개인이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16대 대통령이었던 에이브러햄 링컨은 다르다. 노예해방과 남북전쟁의 종식을 통해 현대 미국의 근간을 세운 사람이 바로 그다. 미국과 미국인에 대한 스필버그의 시선이 짙게 배어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스필버그가 선정한 ‘미국의 얼굴’은 대니얼 데이 루이스다. “무성영화 시대부터 골든에이지를 거쳐 시네마의 먼 미래까지 통틀어 가장 훌륭한 배우 중 한명”이라고 스필버그가 추앙해 마지않는 대니얼 데이 루이스는 현재 영화현장에서 턱수염을 붙인 채 완벽한 링컨이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한다. 퓰리처상 수상작가이자 역사학자 도리스 컨스 굿윈의 <팀 오브 라이벌스>를 원작으로 하는 <링컨>은 노예제를 폐지하고 남북전쟁을 끝내려는 링컨 대통령의 여정을 따른다. 샐리 필드가 링컨의 아내를, <맨 인 블랙3>에도 출연하는 토미 리 존스가 링컨의 믿음직한 서포터를, 조셉 고든 레빗이 링컨의 큰아들 역을 맡아 연기한다.

대니얼 H. 윌슨의 소설 <로보포칼립스> 표지.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최대의 기대작은 2013년 7월3일 개봉예정인 스필버그의 연출작 <로보포칼립스>다. 마이클 베이가 <트랜스포머> 시리즈로, 제임스 카메론이 <아바타>로 테크놀로지의 비약적인 발전에 대한 자신의 대답을 들려줬다면 <로보포칼립스>는 테크놀로지에 대한 스필버그 버전의 대답이 될 것이다. 대니얼 H. 윌슨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이 영화는 어느 날 갑자기 인간의 동반자로 지내오던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대공습을 감행하고 이에 맞서 인류가 하나로 뭉쳐 대항하는 과정을 다룰 예정이다. 자세한 정보는 공개된 바 없지만, 드림웍스와 폭스, 두개의 메이저 스튜디오가 이 영화에 공동 투자한다는 점으로 <로보포칼립스>의 엄청난 제작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스필버그의 팬들이 궁금해하는 또 하나의 작품은 그가 총괄 프로듀서를 맡을 <쥬라기 공원4>다. <틴틴: 유니콘호의 비밀>을 프레젠테이션하기 위해 올해 코믹콘에 나타난 스필버그는 “<쥬라기 공원4>가 향후 2-3년 이내 제작될지도 모른다”고 깜짝 공언했다. 이후 <할리우드 리포터>, ‘데드라인닷컴’ 등은 연달아 <올드보이>의 각본가-감독으로 연을 맺을 뻔했던 시나리오작가 마크 프로토세비치와 스필버그가 <쥬라기 공원4>를 상의하기 위해 만난 사실을 보도했다. 작품성으로 보나, 흥행성적으로 보나 1, 2편의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했던 3편을 예로 들며 시리즈의 명운이 다했다고 여기는 의견도 상당하다. 하지만 누가 스필버그를 막을 수 있겠는가. 또 누가 그의 미래를 예상할 수 있겠는가.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스필버그의 새 영화가 개봉할 2012년을 목놓아 기다리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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