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시가이드: 정시전형_정시 ‘가’군에서 모델연기전공 20명, 정시 ‘다’군에서 무대기술전공 13명, 영화영상전공 25명, 연기전공 23명을 모집한다. 모델연기전공은 수능 20% + 실기고사 80%를 반영하며, 실기고사는 워킹과 2분 이내의 자유연기 발표로 심사한다. 무대기술전공은 수능만 100% 반영한다. 영화영상전공은 수능 70% + 실기고사 30%를 반영하며, 실기고사는 제시된 그림, 사진, 문장 등을 활용해 열 장면의 스토리를 구성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연기전공은 수능 30% + 실기고사 70%를 반영하며 실기고사는 2분 이내의 자유연기 발표다.
추적추적 비가 오는 가운데 서경대학교까지 가는 길은 무척 고즈넉했다. 버스를 타고 덜컹덜컹 올라가는 길에 차창 밖으로 보이는 도시 전경이 독특한 감상을 선사했다. 서경대학교까지 가는 길은 돈암역에서 몇분 간격으로 운행되는 1212번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가는 것이 가장 편하다. 돈암역에서 버스 탑승 시 차가 막히지 않는 경우에 15분이면 학내에 도착한다. 학내까지 버스가 운행되고 배차 간격도 짧아서 처음의 예상과 달리 의외로 시내와 학교간 이동이 쉽다. 연둣빛 나뭇잎이 그려진 학교의 심벌이 인상적이다. 강한 이미지를 강조하는 타 학교의 심벌들과 달리 깔끔하고 심플하다. 알고 보니, 영광과 명예를 상징하는 월계수 잎이었다. 잎에서 줄기로 이어지는 부분의 유려한 곡선은 서경대학교의 ‘S’를 의미하고, 잎맥은 ‘K’를 형상화했다. 설명에 따르면 잎의 푸릇한 색상은 제2 창학의 이념을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서경대학교의 역사가 궁금해지는 심벌이다. 서경대학교는 1947년 10월22일 서울특별시 중구 장충동2가에서 ‘한국대학’이란 이름으로 출발했다. 학교 홈페이지에 게시된 설명에 의하면 “민족의 해방과 더불어 일본의 수탈로 인해 황폐해진 조국을 하루빨리 재건하기 위하여 낮에는 건설하며 밤에는 향학열에 불타는 젊은 인재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마련해주기 위하여 4년제 대학으로 인가된 최초의 정규 야간대학”이라고 한다. 지혜·인의·용기의 덕목을 갖춘 지도적 인재를 양성한다는 서경대학교의 설립 이념을 잘 이해할 수 있을 만한 설명이다. 현재는 ‘서경비전 1013’의 계획하에 수요자 중심의 교육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목적에 따라 2013년까지 국내 최고 10대 실용대학으로 거듭난다는 목표를 세웠다. 최영철 총장은 이에 대해 “재학생들이 컴퓨터 사용능력과 영어 구사능력을 최대한 갖추도록 장려하며 미국·일본·중국·러시아·대만 등의 해외 자매학교와 공동학위제 및 교환학생제도를 확대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인 제작 시스템’을 모토로 하는 영화영상전공
예술대학 건물인 문예관 9층에 연극영화학부의 강의실이 있다. 서경대학교 연극영화학부의 전공은 영화영상전공, 연기전공, 무대기술전공 그리고 2012년에 신설될 모델연기전공까지 모두 네 가지다. 서경대학교 영화영상전공은 ‘1인 제작 시스템’을 모토로 해 학생 한명이 촬영부터 후반작업까지 모든 과정을 소화할 수 있게끔 하는 강도 높은 커리큘럼을 마련했다. 팀별, 개인별로 영화를 제작하는 편수도 상당하다. 학과에서는 학생들이 동시에 영화를 제작하면서 장비가 부족하지 않도록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신정범 교수는 “옛날과 달리 지금은 후반작업 공정이 더욱 세분화되고 다양해졌다. 촬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 과정까지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며 후반작업이 날로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8주간의 작품 제작 기간이 주어지면 절반 정도의 시간은 후반작업 공정에 쏟는다고 하니 그 수준이 대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연히 학생들은 색보정과 사운드믹싱 등의 후반작업 공정까지 모두 수행 가능한 상태로 졸업하게 된다. 신정범 교수는 “정말 중요한 것은 머릿속으로 구상한 바에 가장 가깝게 시각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능력이다. 다작은 개인의 포트폴리오에도 도움이 되지만 무엇보다도 나타내고자 하는 것을 가장 명확하게 나타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교육과정의 목적을 상기시켰다. 또한 장민용 교수는 “학생들이 제작하는 작품의 규모는 소박할 수밖에 없어서 학과쪽에서는 제작 환경에 최적으로 부합할 실용적인 장비를 지원하는 것을 우선으로 한다”고 말했다. 생각을 구체적인 작품으로 실현해내려는 고민이 커리큘럼 곳곳에서 엿보인다.
2012년 신설되는 모델연기전공
임경식 교수는 “개인적인 성취에 대한 열정은 누구나 강하다. 신입생들은 협업에서 요구되는 자세와 태도, 공동 창작에 대한 마인드를 우선적으로 배우게 된다”는 말로 연기전공에 대한 소개를 시작했다. 학생들은 2학년이 되면 장면 구성과 연기적인 테크닉, 앙상블 등을 배운다. 그렇게 기본적인 실력을 갈고닦은 뒤 3, 4학년이 되면 비로소 큰 규모의 공연에 중요한 배역으로 참가하며 프로페셔널한 기술과 태도를 학습한다. 예전에 비해 무대예술을 지향하는 학생보다 영화계나 방송계 진출을 꿈꾸는 학생이 늘어났기 때문에 2012년부터는 카메라 연기 등 매체연기 과목을 강화할 예정이다. 학점 배분에 엄격한 학과 분위기 덕분인지 서경대학교 재학생들은 화려한 수상 경력을 자랑한다. 임경식 교수는 “전국 규모 공연에서 상을 못 받은 적이 없다. 전국 대학생 뮤지컬 페스티벌에서도 세번 이상 대상을 수상한 유일한 학과”라며 학과에 대한 자부심을 보였다.
서경대학교 무대기술전공은 전국에서도 독보적인 실력을 자랑한다. 대개 ‘무대기술’을 ‘무대미술’로 좁게 보는 시각이 있는데, 여기서 더 나아가 서경대학교의 무대기술전공은 무대장비와 제작 등 무대에 관한 모든 것을 아우른다. 전국 규모로 봐도 무대의상 제작실이 따로 설치된 몇 안되는 학과다. 기존에는 무대기술전공에 실기고사가 없었으나 2012년 수시부터는 실기고사를 치를 예정이다. 임경식 교수는 “공연에 대한 애정 없이 무대기술에 막연한 환상을 품은 학생이 종종 있다. 사실 무대를 디자인하는 것보다는 기계를 다루고 무거운 장비를 다루는 일이 훨씬 많아서 학생들이 막상 입학하면 그 힘든 과정에 놀라곤 한다. 그래서 신입생을 받는 데에 변별력이 필요하다고 봤다”고 언급했다. 실기고사는 공연을 보고 감상문을 쓰는 것이며, 공연에 대한 심미안을 심사할 계획이다.
모델연기전공은 2012년부터 서경대학교 연극영화학부에 개설된다. 많은 모델들의 역할 스펙트럼이 최근 들어 점차 넓어지고 있다. 서경대학교 모델연기전공은 실무에 바로 적응할 수 있는 교과목으로 학제를 개편하여 보다 전문적이고 활용도 높은 멀티 퍼포먼스 아티스트의 양성을 교육 목표로 삼고 있다. 학생들의 진로 지도를 위해 (사)한국모델협회, 한국방송연기자협회, 한국연예제작자협회 등과 산학협력을 맺고 취업 및 창업 시스템을 확장해 학생들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자 한다.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해라”
서경대학교 연극영화학부 신정범 교수
-서경대학교가 다른 학교와 차별화되는 점은 무엇인가. =개인 작품을 의무적으로 한 학기에 한 작품씩 만든다. 학기마다 서른 작품 정도 나온다. 그렇게 제작되는 단편영화가 60~70작품이다. 국내 단편영화 제작 수준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작품이 많이 나온다. 그중 잘된 작품은 학내 영화제에 열 작품 정도 출품한다. 실제적인 경험을 통해 발전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해보고 느끼는 과정이 필요하다.
-학교에서 바라는 인재상은. =끝까지 해보려는 의지와 열정이 있는 친구라면 좋다. 알다시피 현장이 힘들다보니 의지가 없으면 버티기 힘들다. 진짜 영화를 만들고 싶어하는 친구를 바란다. 환상을 품고 와서는 오래 못 버틴다.
-스토리 구성 실기의 평가 기준은 어떻게 되나. =제일 중요한 것은 이야기를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능력이다. 머릿속에서 구상하는 것과 실제로 전달하는 것 사이엔 큰 차이가 있다. 사진이나 사자성어 혹은 단어를 제시했을 때 연상되는 보편적인 이미지를 논술하기보단 거기서 한번 더 나아간 이야기를 찾는다. 아무래도 ‘다른’ 생각을 가진 것, 창의적인 발상을 선호한다.
-자유연기 고사에서는 어떤 학생들이 높은 점수를 받나. =실기고사를 치를 때 보면 학원에서 교육받은 모습은 딱 패턴화되어 있다. 그 패턴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진부하고 전형적인 아이디어보다는 개성있고 독창적인 걸 더 많이 본다.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막상 ‘영화를 만들 거야!’ 하는 마음만 가지고 현장에 나가면 어떤 일을 하게 될지 모른다. 영화제작엔 연출 말고도 수많은 과정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급변하는 트렌드에 순간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옛날과 달리 지금은 후반작업 공정이 훨씬 많아졌다. 머릿속에 그린 걸 최대한 그대로 재현하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학과의 수많은 워크숍 과정은 영화제작의 모든 공정을 학생들이 조금이라도 더 소화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