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ovie > 무비가이드 > 씨네21 리뷰
3D 애니메이션으로 즐기는 재치있는 대사와 슬랩스틱 <아더 크리스마스>
송경원 2011-11-23

올해 첫 번째 크리스마스 무비가 찾아왔다. <아더 크리스마스>는 누구나 어린 시절 한번쯤은 해봤을 질문, ‘산타 할아버지는 어떻게 하룻밤 만에 전세계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실까’에 대한 영국식 대답이다.

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산타 가문은 세월에 따라 그에 걸맞은 모습으로 크리스마스를 지켜왔다. 오늘날 제20대 산타클로스는 도시를 뒤덮을 만큼 거대한 우주선 썰매 ‘S-1’을 타고 2억명의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준다. 정확히는 나이 든 아빠 산타(짐 브로드벤트) 대신 첫째아들 스티브(휴 로리)가 160만 엘프 군단을 이끌고 이 특별한 미션을 수행한다. 하지만 올해는 선물 하나가 미처 배송되지 못한 사고가 일어나고 만다. 20억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사고라며 은근슬쩍 넘어가려는 아버지와 형 대신 애물단지 둘째아들 아더(제임스 맥어보이)가 나섰다. 아더는 눈, 사슴 알레르기에 고소공포증까지, 산타에 전혀 어울리지 않지만 아이들을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만은 누구보다 최고다.

첫 장면부터 정해진 결말을 향해 달려갈 수밖에 없는 영화지만 그 과정이 너무나 즐겁다. <윌레스와 그로밋> 시리즈로 잘 알려진 아드만 스튜디오는 이번에도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기발한 상상력으로 버무린 웃음을 넉넉히 준비해왔다. 재치있는 대사와 쉴 틈 없는 슬랩스틱 속에 촌철살인의 예리함을 숨겨두는 것은 그들의 특기가 아니던가. 클레이애니메이션에서 3D로 바뀌었을 뿐 그들의 디테일과 재치는 여전하다. 유려한 3D가 선사하는 시각적 즐거움이 가득한 가운데 곳곳에서 뼈있는 농담과 대사들이 쉴 틈 없이 쏟아진다. 어른에서 아이까지 모두 즐길 수 있는 절묘한 균형 감각이 돋보인다.

관련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