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김성수 감독의 추천으로 <씨네21> ‘감독 9인이 추천하는 숨은 실력파 배우 9인’ 기사에 등장한 바 있더라. =인터뷰하면 완전 뜨는 줄 알았다. (웃음) 기사가 나오자마자 출연 제의가 서너편 들어와서 기대가 컸는데 당시 영화계 상황이 안 좋아서 다 엎어졌다. 그때부터 마음을 비우는 걸 배웠다.

-최근 KBS <드라마 스페셜>과 <공주의 남자>로 주목받기 시작했지만 중요한 조연으로 출연한 영화는 <특수본>이 처음이다. 게다가 <특수본>의 악역은 이름있는 조연배우 사이에서 코미디를 홀로 담당하는 돋보이는 캐릭터 아닌가. =황병국 감독님은 <부당거래>에서 동료 배우로 만났다. 준비하던 영화 하나가 잘 안돼서 지난해 12월31일에 혼자 제주 올레길을 갔는데 감독님이 전화로 4∼5회차 정도 나오는 작은 역할을 하나 해달라더라. 그런데 내 역할이 결국 20회차까지 늘어났다. 엄태웅 형은 내가 감독님 라인이라서 일부러 키워준다고 그러고. (웃음)

-영화와는 전혀 관계없는 공대 출신이다. 왜 연기를 시작했나. =군대 환송회에서 큰 교통사고를 당했다. 그 때문에 방황을 좀 하다가 우연히 ‘연기에 대한 매력을 알고 싶은 사람’을 찾는 전단지를 길에서 봤다. 호기심에 놀러갔다가 아동극을 하게 됐는데 매우 재미있더라. 그때부터 극단 생활을 하다가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해 연기를 배우기 시작했고 극단 차이무에 들어갔다.

-앞으로도 출연작이 줄줄이 있다고. =변영주 감독님의 <화차>에서는 김민희씨가 결혼했던 설렁탕집 아들을 연기하고, 미쟝센영화제 출신 강진아 감독님의 판타지 멜로 <환상 속의 그대>에서는 이영진씨와 주연으로 연기한다. 또 신태라 감독님의 <차형사>에서는 강지환씨의 파트너 형사로 나온다. 역할들의 갭이 커서 머리가 터질 것 같은데 재미있다.

-커리어에 꽃이 피는 시기인가 보다. =한참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를 찍으면서 내가 참 많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연습을 부족하게 하면 꿈에서도 연습을 한다.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