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9일 일본 원전과 관련해 눈에 띄는 뉴스가 2건 있었다. 첫째, TV프로그램에서 후쿠시마산 야채를 시식하던 일본의 한 캐스터가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둘째, 후쿠시마현 후타바군 가와우치의회 니시야마 지카코 의원은 지난 11월6일 자신의 블로그에 남긴 글에서 지난 3월 동일본 지진 이후 후쿠시마 원전에서 작업했던 인부 중 4300명 정도가 사망했으며 유족들에게 입막음용으로 각각 3억엔씩이 지급됐다는 주장을 적어 논란이 되었다. 지난 9월19일에는 도쿄 도심에 5만명이 모이는 대규모 원전 반대 시위가 있었다. 문제는 현 상황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으며, 일본 정부나 언론의 발표를 무조건 믿기 힘들다는 불신이 퍼져나갔다는 점이다. <후쿠시마, 일본 핵발전의 진실>은 원자력 폐지를 주장한다. 저자 야마모토 요시타카는 <과학의 탄생> <16세기 문화혁명>으로 잘 알려졌는데, 일본의 최초이자 최후의 학생운동 시대였던 1960년대 말 도쿄대 전공투 의장을 지냈던 그는 70년대 이후 재야에서 치열한 저술활동을 하며 결국 주류 학계의 인정을 끌어낸 인물이다. 그런 그가 후쿠시마 사태 직후 쓴 <후쿠시마, 일본 핵발전의 진실>은 130여쪽밖에 안되는데다 판형이 작고 자료사진이 많지만 그 내용의 묵직함 때문에 진도가 빠르게 나가지 않는다. 일본은 국내에 핵무기 1250발분에 상당하는 10t의 플루토늄을 비축하고 있고, 이는 미국·러시아·영국·프랑스에 이어 세계에서 5번째, 아시아에서는 압도적인 1위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과 같은 형태인 ‘마크I형 경수로’의 위험성은 이를 설계한 미국 유수의 원전 메이커 GE사의 기술자에 의해 30년 전에 이미 언급되었다. 그런데도 GE사는 “이 사실을 알려 운전을 중단하면 원자로가 팔리지 않는다”라고 하여 논의를 봉인해버렸다(이런 사실은 원자력 발전이 일본 외의 지역에서도 충분히 문제의 소지를 안고 있음을 알려준다). <후쿠시마, 일본 핵발전의 진실>은 원자력 발전에 대해 논의할 때 우리가 꼭 알아야 할 것들을 짚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