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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뉴스] 오스카는 방황 중

아카데미 시상식 프로듀서 교체에 이은 진행자 섭외 난항

내년 2월26일로 예정된 아카데미 시상식이 난항을 겪고 있다. 시상식의 프로듀서를 맡은 브렛 래트너의 하차에 이어 지난 11월9일에는 호스트를 맡은 에디 머피까지 하차 의사를 밝혔다. 래트너는 <러시아워> 시리즈, <엑스맨: 최후의 전쟁> 등 스무편 넘는 영화를 만든 할리우드 중견 감독으로 최근에는 머피와 <타워 하이스트>를 함께했다. 그 인연으로 래트너는 프로듀서의 캐스팅 권한을 활용해 머피에게 호스트 자리를 제안했다. <장화 신은 고양이> <타워 하이스트>의 성적이 모두 저조한 가운데 코미디 배우로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던 머피는 래트너만 믿고 호스트 역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최근 래트너가 동성애자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끝에 아카데미를 떠나게 되자 머피 역시 그를 따르기로 결정을 내린 것이다.

정작 아카데미쪽은 머피가 남아주길 바랐다. 오스카의 진행 스케줄을 잘 아는 이들의 말대로 이미 준비가 “한참 뒤처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호스트 자리까지 비면 “새로운 적임자를 찾기가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아카데미 내외부의 판단이었다. 14년간 쇼를 제작해온 질 케이츠를 갑작스런 죽음으로 떠나보낸 상태에서 아카데미는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84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아카데미가 당황한 기색을 고스란히 노출할 순 없는 노릇. 아카데미는 만 하루 만인 11월10일 래트너를 대신할 인물로 브라이언 그레이저를 발탁했다. 그는 아카데미 수상작 <뷰티풀 마인드>를 비롯해 최근 구스 반 산트의 <레스트리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J. 에드가>를 만든 제작자다. 동시에 아카데미 회장 톰 셰락과 새로 부임한 CEO 던 허드슨은 현 상황에 우려를 표하기는커녕 “앞으로 머피에게 최선의 결과가 있길 바란다”며 태연해했다. 다른 아카데미 관계자들도 모두 입을 모아 머피의 경솔한 선택은 그의 “경력의 오점”이 될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그레이저가 누구에게 호스트를 맡길 것인가가 더 중요한 문제다. 그리고 내년 초 안방에서 무사히 제84회 아카데미 시상식 중계방송을 볼 수 있을지도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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