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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남은 열정을 다 바쳐

영화의 전당 개관 기념식 준비 중인 시네마테크 부산의 안영수씨

언젠가 이 사람은 자신을 시네마테크 부산의 ‘마스코트’라고 유쾌하게 소개했던 것 같다. 그러자 곁에 있던 동료들은 시네마테크 부산의 ‘정준하’라고 더 유쾌하게 수정해주었던 것 같다. 어느 쪽이든지 웃자는 말이고, 그는 사실 시네마테크 부산의 ‘등대지기’ 같은 사람이었다. 안영수씨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는 2005년에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램팀에 단기직으로 들어왔다가 능력을 인정받아 시네마테크 부산으로 자리를 옮겼고 근 6년간 이곳에서 홍보 및 프로그램 관련 일을 두루 맡으며 프로그램팀장까지 지냈다. “아마 일 부려먹기 좋을 것 같아 데려왔을 것”이라고 넉살 좋은 소리를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건 겸손이다.

시네마테크 부산이 제 할 일을 마치고 ‘영화의 전당’ 시대가 열리면서 안영수씨에게도 큰 변화가 찾아왔다. 11월10일 부산에서 열리는 역사상 초유의 규모인, 220여편의 영화를 상영하는 ‘영화의 전당 개관 기념식’이 그의 마지막 업무가 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 행사를 끝으로 안영수씨는 내년부터 부산국제영화제 기획팀으로 옮겨 일하게 된다. “영화의 전당의 가야 할 길과 시네마테크의 지속성을 함께 생각할 수 있는 의미있는 행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안영수씨도 올 한해 이 개관 기념식에 매진해왔다. ‘21세기가 사랑한 영화’라는 섹션의 프로그래밍은 그가 도맡아 하기까지 했고, 국내에 처음 상영하는 영화들을 위해 새로운 배급 네트워크를 찾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일례로 어느 배급사도 없는 <프랑스의 장미>를 상영하기 위해 그가 한 일은 감독 마르셀 레르비에의 딸에게 직접 연락하는 것이었다.

“시네마테크 부산 시절에는 극장이 소박하다보니 대부분의 관객과 다 알고 지냈다. 그분들과 영화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열정을 배운 것이 내게는 가장 소중하다. 이제는 나도 그들처럼 정말 순수한 자리로 돌아가 한명의 관객이 되고 싶다.” 안영수씨의 따뜻한 작별 인사이자 새 출발의 다부진 다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