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이 결정되었을 때, 기억에 남은 것은 낯설기만 했던 작가의 이름이 아닌 수상소감이었다. “수상은 글렀다 싶어서 풍속점으로 가려고 했었습니다. 축하해줄 친구도 없고, 연락할 사람도 없습니다.” 풍속점이라고 하면 한국말로 하면 유흥업소. 수상소감만큼이나 작가의 이력이 특이하다는 보도가 뒤를 이었다. 초등학생 때 아버지가 범죄를 일으켜 수감된 뒤 이혼한 어머니와 살았으나 중학교 3학년 때 아버지가 저지른 범죄가 성범죄였음을 알고 등교거부, 중학교 졸업 이후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일용직 노동자로 살아감. 폭행사건으로 두 차례 체포.
그의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인 <고역열차>의 주인공은 그와 똑 닮은 삶을 산다. 열아홉살의 주인공 기타마치 간타는 교도소에 수감된 아버지가 저지른 범죄가 성범죄임을 알게 되고, 중졸의 학력으로 막노동을 하고 있다. 유흥업소와 성인잡지를 통해 성욕을 해소한다. 여자친구는 고사하고 말 나눌 친구도 없다. 그는 외로워 미치겠고, 열등감에 미치겠고, 불안해 미치겠고, 뭔지 모르겠는 것에도 미치겠는 마음을 도무지 달랠 길이 없다. 이 심리묘사를 읽고 있으면, 다자이 오사무로부터 60여년이 지난 현대의 일본에 사소설이 재등장해야 했던 이유를 생각하게 된다. 3월11일 대지진 이후 일본에서 이 소설이 실린 <문예춘추>가 75만부 매진, 이후 5만부 추가 인쇄 이후 다시 매진된 이유가 무엇인지, 단행본으로 출간된 뒤 다시 20만부가 팔린 이유가 무엇인지도. 부정적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모든 감정이 폭죽처럼 마음속에서 제멋대로 불꽃을 피워올리는 삶을, 희망이 없이 또 하루 살아낸다는 일의 덤덤함을, 작가 니시무라 겐타는 적나라하게 벗겨 드러낸다. 육체노동으로 살아가던 니시무라 겐타가 작가의 삶에 들어서게 된 이유는 그 자신과 비슷한 삶을 살았던 소설가 후지사와 세이조의 작품을 알게 되면서였다. 후지사와 세이조는 정신질환을 앓다 50이 채 되지 못한 나이에 도쿄의 한 공원에서 동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