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아지면 달라진다>의 2장에서는 한국의 미국 소고기 개방 반대 촛불시위의 발생과 확산 양상을 다룬다. 동방신기 팬클럽인 카시오페아의 게시판에서 광우병과 미국 소고기에 대한 글을 공유한 여고생들이 촛불시위에 참가한 데 대해, 이 책은 이렇게 분석한다. “학교 운동장과 커피숍에서 주고받으면서 그냥 사라지고 말았을 대화가 이곳에서는 전문 미디어 회사들만 누리던 두 가지 특성을 얻게 되었는데, 그것은 바로 접근성과 영속성이었다. 접근성은 어떤 사람이 쓴 글을 다수가 읽을 수 있음을 뜻하고, 영속성은 어떤 글이 오래 남는 것을 뜻한다. 사람들이 인터넷에 연결되면 접근성과 영속성이 크게 높아지는데,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인터넷 연결이 가장 잘된 나라이다.” 뉴욕대 언론대학원 교수인 클레이 셔키는 <많아지면 달라진다>에서 사람들이 이전에 TV를 시청하던 시간의 1%만 ‘생산과 공유’에 사용하는 세상이 온다고 말한다. 그 1%인 연간 1조 시간은, 1년에 위키피디아 100개 이상을 만들 수 있는 참여에 해당한다. 실제로, 이제 텔레비전 역사상 처음으로 일부 젊은이 집단은 기성세대보다 텔레비전을 덜 보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제시한다. 빠른 대화형 미디어에 접근할 수 있는 젊은이 집단은 순수한 소비를 전제로 하는 미디어에서 행동을 옮겨가고 있다. 유튜브, 트위터, 페이스북이 여기까지 온 이유는 아무 대가 없이 창조하고 공유하는 사람들, 여가를 불특정 다수와 즐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그들’을 어떻게 예측하고 이용할 수 있을 것인가, 그래서 어떤 수익모델을 만들 것인가를 다루지 않는다. 영화를 보다 말고 화면 뒤로 가 ‘마우스’를 찾는 네살 딸의 에피소드를 인용하며, 새로 연결된 세상에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좌우명은 바로 마우스임을 강조한다. 이제 미디어는 소비와 생산과 공유의 가능성을 함께 나란히 포함하며, 그러한 가능성은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다. 마지막으로, “독이냐 아니냐를 결정하는 것은 양이다”라는 독물학자의 통찰이 1조 시간을 가진 새로운 대중에게도 포함되는 이야기인가에 대한 성찰은, 독자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