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예보가 벌써부터 올겨울이 지난해보다 추울 거라고 난리다. 블록버스터와 3D 입체안경, 액션의 북새통 사이, 겨울 온도를 따뜻하게 해줄 멜로와 드라마는 꼭꼭 챙겨둬야 한다.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 We Bought a Zoo 카메론 크로 | 맷 데이먼, 스칼렛 요한슨, 엘리 패닝, 토머스 헤이든 처치 | 2012년 1월5일 개봉예정 쫓겨나든 제 발로 걸어나오든 요즘 할리우드 가족드라마의 시작은 직장 때려치우기다.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는 직장 그만두고 전 재산을 털어 동물원을 산, 겁없는 가장의 이야기다. 가족의 행복을 위해 시작한 일이 결국 안락사 위기에 처한 동물도 구하고 동물원 재개장까지 이어졌다. 그럴듯하게 꾸민 감동스토리 같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벤자민 미의 회고록을 바탕으로 한 실화다.
<뉴 이어스 이브> New Year’s Eve 게리 마셜 | 애시튼 커처, 제시카 비엘, 사라 제시카 파커 | 12월8일 시즌용 영화라면 이 정도 캐스팅은 돼야 명함을 내민다. 애시튼 커처, 제시카 비엘, 사라 제시카 파커, 할리 베리…. 스타들을 총동원한 게리 마셜에게 먼저 박수를. 노익장 감독이 ‘밸런타인데이’에 이어 기념하는 날은? 바로 새해 전날이다. 하필 이날 다시 만나는 커플, 새해 전날을 끔찍이 싫어하는 사람, 12시 종치면 옆 사람과 키스하기까지 새해 전날 일어날 수 있는 모든 클리셰들을 동원, 그날의 로맨틱한 기운을 그러담는다.
<퍼펙트 센스> Perfect Sense 데이비드 매킨지 | 에바 그린, 이완 맥그리거, 코니 닐슨 | 11월 개봉예정 <퍼펙트 센스>는 사고방식이 다른 두 남녀의 극적 만남을 그린다. 주방장 마이클(이완 맥그리거)과 수잔(에바 그린)은 연인이다. 영화는 둘의 관계에 전염병으로 인한 혼란이라는 파문을 퍼뜨린다. 혼란의 시대, 둘은 각자의 사고방식의 차이를 극복할 수 있을까? 미스터리와 멜로, 성장을 결합한 <할람 포>나 파격적인 정사장면의 <영 아담>을 연출한 데이비드 매킨지의 성향을 떠올려 본다면 이 여자와 남자의 사랑, 가히 만만치 않아 보인다.
<빅 미라클> Big Miracle 켄 콰피스 | 크리스틴 벨, 드루 배리모어, 존 크래신스키, 더모트 멀로니 | 2012년 2월23일 개봉예정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의 켄 콰피스 감독이 또 한편의 멜로드라마를 연출했다. 작은 마을의 뉴스기자 아담(존 크래신스키)과 자원봉사자 레이첼(드루 배리모어)의 일적 만남. 영화는 북극에서 갑작스럽게 형성된 얼음으로 갇혀버린 멸종위기의 회색고래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자연보호 캠페인에서 고래 말고도 덕을 본 건 당연히 공적 만남이 사적 만남으로 귀결된 아담과 레이첼 커플이다.
<마이 위크 위드 마릴린> My Week With Marilyn 사이먼 커티스 | 미셸 윌리엄스, 에마 왓슨, 에디 레드메인, 케네스 브래너, 주디 덴치, 도미닉 쿠퍼 | 2012년 2월 개봉예정 마릴린 먼로 이야기다. 딴 건 다 제쳐두고 도대체 누가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섹스 심벌을 연기하냐 하는 건데, 결론은 미셸 윌리엄스다. 연기력이야 알겠는데 싱크로율을 놓고 의견이 분분했다. 걱정과 달리 공개된 스틸컷으로 봐선 대략 안심이다. 영화는 먼로가 <왕자와 무희>(1957)를 찍을 당시 로렌스 올리비에의 어시스턴트로 일한 제작자 콜린 클라크의 책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아이 돈 노우 하우 쉬 더즈 잇> I Don’t Know How She Does It 더글러스 맥그라스 | 사라 제시카 파커, 그렉 키니어, 피어스 브로스넌 | 12월1일 개봉예정 영화에 앞서, 다들 사라 제시카 파커 걱정이 앞선다. 그녀가 과연 ‘캐리’를 벗고 하나의 독립된 여배우라는 개체를 획득할 것인가? 생계를 책임지고 남매를 키우는 주부이면서도 금융회사 간부로 커리어까지 놓치지 않는 여자. 슈즈홀릭 ‘캐리’를 생각한다면야 낯설겠지만 어쩌겠나. 캐리도 파커도 이제 옷장 정리하고 땅에 안착할 나이가 됐다. <굿모닝 에브리원>의 시나리오작가 엘라인 브로시 매켄나가 극본을 집필했단 점에서 기본점수는 두둑이 챙겨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