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튼 게으르면 뻔한 수익창출의 기회를 놓치는 거니. 저축은행은 못 믿겠고 일반은행은 금리가 너무 낮고. 잘 맡아주지도 않는 금액인데다 두세달 불려서는 세금 떼면 아무 재미도 없는 관계로, 알토란 같은 비상금 100만원의 투자처로 연 3.58% 이자율의 원순씨 펀드만한 게 없다고 여겼다. 하지만 발빠른 이들이 싹쓸이했다. 개설 만 이틀 만에 조기마감. 우씨. 두피케어제품회사나 전국미용업중앙회의 조직적 개입이 있지 않고서는 쉽게 설명이 안된다.
‘일자리 창출을 통한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을 모토로 내건 내년도 예산안이 발표됐다. 정작 ‘일자리’ 예산 증가액은 4대강 수질개선 예산보다도 적다. 굳이 어려운 말 써가며 강조하기에 민망한 수치인데, 이런 부조리함은 곳곳에서 확인된다. 정부는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4.5%라는 꽤 괜찮은 수치로 전망하면서도 자못 비장하게 대통령 주재 국민경제대책회의를 비상경제대책회의로 바꾸겠다고 했다(기독자유민주당이 심혈을 기울여 작업 중인 ‘빨치산의 육신적 DNA’를 가진 정치인 명단에 벙커 좋아하는 유력 인사 추천이요). 기획재정부 장관은 복지지출 증가가 재정부담 요인이라고 했으나, 자연증가분을 뺀 내년도 복지예산 증가율은 3%대로 정부의 성장 전망치에도 훨씬 못 미친다. 일자리 예산은 쥐꼬리이고 복지 예산 비중은 오히려 더 떨어졌는데, 어디서 어떻게 성장과 복지가 바르게 돌고 돌까(아무래도 이 아스트랄한 문제에 대한 해답 역시 “미국은 부모 나라”라고 목청 높이시는 우리의 ‘효도목사’ 기독자유민주당의 전광훈 목사님께서 내려주셔야 할 것 같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기독교인이 되어 양주와 담배만 안 해도 100조원은 마련할 수 있다잖아).
모자란 세수는 정부의 자산을 팔아 마련하겠다고 한다. 이미 인천공항공사의 지분 20%를 국민주 방식으로 매각해 얻겠다는 4천억원이 내년 예산안에 반영돼 있고, 우량 공기업을 정부 빚 잔치에 사용하려 한다는 반대여론으로 관련법 개정이 여의치 않자 법 개정 없이 신주발행 형태로 인천공항공사를 편법매각하려 한 꼼수도 들통이 났다. 앞서 두 정권 10년 동안 발생한 공공부채 300조원을 훌쩍 넘는 400조원 이상의 공공부채를 단 두어해 만에 만들어낸 현 정권의 ‘저력’을 알고 있기 때문에 진짜 이러다 나라 통째로 팔아먹지 않을까 겁난다. 워킹 푸어, 하우스 푸어에 이어 가버먼트 푸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