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미, 에리, 이오리는 인터넷 게임 <더 월드>에 흠뻑 빠진 여고 2학년 삼총사다. 어느 날 매사 덤벙대는 사고뭉치 사쿠야(아스미의 게임 캐릭터)가 실수로 다른 길드의 사냥을 방해하는 바람에 화가 난 길드원들이 사쿠야에게 현상금을 건다. 도망자 신세가 된 세 친구는 추격을 피해 달아나다 이상한 공간에 빠지고 그곳에서 미지의 존재들에게 습격당한다. 사쿠야를 구하려던 메리(에리의 게임 캐릭터)는 그녀 대신 공격을 받고 의식을 잃는다. 문제는 현실에서의 에리마저 의식불명에 빠지고 만 것. 에리가 쓰러진 원인을 찾던 아스미와 이오리는 에리 이외에도 의식불명이 된 <더 월드> 플레이어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두 사람은 친구를 원상태로 되돌리기 위해 목숨을 걸고 게임에 접속한다.
2002년부터 시작된 닷핵(.hack) 시리즈는 많은 팬을 거느린 일본의 대표적인 원소스 멀티유즈 프로젝트다. <기동전사 건담>으로 유명한 애니메이션 명가 반다이 비주얼사의 기획 아래 제작된 이 시리즈는 TV, 소설, 만화, 게임, 영화 등 약 30종류의 관련 콘텐츠로 제작되며 인기를 끌어왔다. <극장판 닷핵퀀텀: 숨겨진 몬스터의 비밀>은 그런 시리즈의 최신작이자 최종 극장판 애니메이션이다. 대개 시리즈물은 스토리상 세계관을 공유하는 까닭에 팬들에겐 깊이있는 중독성을 제공하는 대신 새로운 관객의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극장판 닷핵퀀텀: 숨겨진 몬스터의 비밀>은 굳이 팬이 아니라도 즐길 만하다. 시리즈 최고의 완성도란 평가답게 깔끔한 연출과 이야기 전개로 온라인 게임에 대한 대략적인 이해만 있다면 스토리와 세계관을 이해하는 데 무리가 없다. 상대적으로 진지한 내용의 이 작품을 아동용으로 한정짓기에 다소 무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