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린 비글로가 연출하는 <킬 빈 라덴>(가제)이 난항을 겪고 있다. 미국 하원 국토안보위원회의 피터 킹 위원장이 국가정보 누설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나선 것. 킹 위원장은 영화제작자들이 미 국방부 및 중앙정보국(CIA) 요원들과 어떤 합의를 거쳤는지 전면 재조사할 것을 요구했다. <킬 빈 라덴>(가제)은 지난 5월 일어난 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의 사살작전을 소재로 한 영화로 클린턴, 부시와 오바마 정부의 빈 라덴 작전을 임기별로 비교한다. 오바마 대통령의 경우, 재임기간 가장 큰 성과라는 점을 집중 조명할 예정이다. 이미 빈 라덴 사살 이전에 캐스린 비글로 감독과 시나리오작가 마크 볼이 영화화에 착수했으며, 2012년 대선 이전에 공개될 예정이었다. 캐스린 비글로 감독과 마크 볼 작가는 공동성명을 통해 “이 영화는 영웅주의나 어떤 정치적인 선호를 넘어선 미국의 영광을 재현하는 것이다. 영화가 이 엄청난 승리를 표현해줄 것이다”라고 전했다. 사정이 이렇고 보니 미국 백악관의 입장은 명확하다. 제이 카니 대변인은 “말도 안되는 주장이다”라며 “기밀 정보는 전혀 제공하지 않는다. 테러리즘이 지속적으로 자행되는 때니 국토안보위원회는 영화보다 더 중요한 일에 신경 쓰는 게 좋을 것 같다”라고 일침을 놓았다. 또 “우리가 제공하는 정보는 주로 대통령의 역할에 대한 부분에 맞춰질 것이다. 빈 라덴 사살과 관련한 것 말고는 더 특별한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 국방부는 대중을 타깃으로 한 영화, TV쇼, 컴퓨터 게임과 다른 엔터테인먼트 미디어에 협력하는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부서’를 운영한다. 이 부서의 책임을 맡고 있는 필 스터럽은 “영화 관계자들과 컨택할 때 그들이 요구하는 건 주로 개인적인 특징과 시설 등에 관한 것들이 많다. 기술적인 측면까지 조언을 주고 협력을 하는 건 여간해서 쉽지 않은 부차적인 문제다”라고 킹 위원장의 우려에 대해 난색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