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인디포럼 개막작 중 한편인 단편영화 <만들고 싶다>는 김준우 감독이 거의 혼자 찍고 혼자 출연하여 완성한 영화다. 제목 그대로, 영화를 만들고 싶다, 그런데 나는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은가에 관한 자기 반영적 작품이다. “내가 진정성있는 영화를 하겠다며 열심히 시나리오를 쓰려는 장면에서 또 다른 내가 나와서 갑자기 시나리오 쓰는 나의 뒤통수를 치는 장면이 있다. 그때 관객이 큰 호응을 보였다”고 감독은 개막식 첫 상영의 풍경을 말해준다.
보기에 따라서 <만들고 싶다>는 호불호가 분명해질 영화다. 감독도 그걸 잘 알고 있다.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저게 영화야, 하는 사람도 봤다. 하지만 내게 영화는 캠코더로 찍고 싶은 걸 찍어서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만드는 것이다. 내 방식대로의 놀이다. 하지만 나로서는 한동안 영화를 만드는 게 잘 안되는 것처럼 느껴진 것도 사실이어서 이번에 이런 영화를 만들지 않고서는 다른 영화를 못 만들겠더라. 영화에 대한 내 생각을 정리해보고 싶었다.” 영상원 재학생이지만 인디포럼 출품 당시 학교명을 별도로 기재하지 않은 것도 이 작품이 개인적인 작업의 일환이라는 생각에서였다.
개인적인 놀이이면서 창작으로서의 영화. 김준우 감독은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라고 한다. 이번처럼 “상반신으로는 연기를 하고 다리로는 카메라를 움직이는” 한이 있더라도 혼자 찍는 즐거움을 그는 포기하지 않을 것 같다. 흔히 영화라고 했을 때 떠오르는 일반적인 집단 형태의 영화 작업방식과 무수한 기자재들의 쓰임에 대해 그는 아직까지도 “의문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다음 계획은? “자동차를 소재로 한 장기적인 프로젝트가 있다. 옴니버스 형식이다. 기존의 내러티브 방식이 아닌 여러 가지의 사진으로 스토리를 느낄 수 있게 하는 그런 방식의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 뮤직비디오 형식이 될 것 같다.” 얼마나 완성도있는 영화가 나올지는 아직 모른다. 확실한 건 지금 그가 자동차에 관한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