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진흥위원회가 직영하는 독립영화전용관 ‘인디플러스’는 얼마 전 개관 100일을 맞았지만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진 못했다. 영진위의 독립영화전용관에 관련한 그간의 파행운영이 그런 무관심을 초래했을 것이다. 그런데 요즘, 이곳이 예전과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말이 들려왔다. 신뢰할 만한 한 독립영화인은 “믿을 만한 사람이 들어갔기 때문 아니겠냐”고도 했다. 인디플러스 허경 프로그래머를 두고 하는 말이다. “지난해까지 부산영화제 한국영화팀에서 일했고 올해 2월에 개인적인 일로 그만뒀다. 얼마 뒤에 인디플러스 프로그래머 공채가 있었는데, 독립영화진영과 협의가 잘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이유로 주변의 권유를 받았고 위촉 형식으로 응하게 됐다. 물론 상황은 부담스러웠다. (웃음) 하지만 네가 있다면 믿고 갈 수 있을 것 같다는 독립영화 사람들 말이 그 일을 맡는 데 결정적이었다.”
이미지 쇄신을 위해서는 몇배의 노력이 필요했다. “독립영화인들이 찾는 공간으로 탈바꿈해야 했다. 외근을 많이 다녔다. 꼭 오셔서 보시고 욕이라도 해달라며 쫓아다녔다. (웃음)” 바뀐 태도는, 일의 성과로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개봉작과 관련해서는, 일반적 규모보다 작게 펼치는 독립영화 개봉작을 우선 선정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하반기 중에는 독립영화 개봉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마련하려고 한다. 소수 장르 중심의 정기상영회도 열 것이고, 관객 양성 차원에서 독립영화를 활용한 청소년 대상의 교육프로그램도 개발하려고 한다.” 허경 프로그래머는 이 말을 잊지 않았다. “민간독립영화전용관 설립이 구체화되어가고 있다. 여러 가지를 시험해볼 수 있는 한 공간으로 인디플러스를 미리 활용해주면 좋겠다.” 사람이 뭐든 바꾼다고 했다. 믿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