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대규모 애니메이션센터가 설립됐다. 베이징에서 고속열차로 30분 거리 톈진에 위치한 이 애니메이션센터는 약 45억위안(6억9천만달러) 규모에 달한다. 190에이커의 이 공간에는 약 180개 이상의 애니메이션 제작 및 관련 서비스 업체가 들어설 예정이다. 또 애니메이션 프로덕션을 비롯해 작품의 수출, 전시, 인재양성, 작품개발, 국제교류 등 애니메이션 산업과 관련된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처리하는 허브가 될 예정이다. 지난 5월27일 열린 오프닝 축하연에서 중국문화부의 차이우 문화부 장관은 “지난 2년 동안 중국문화부와 톈진시가 함께 자국의 애니메이션 발전 방향을 위해 고심해왔다”며 “애니메이션 센터의 설립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추진 중인 중국 문화산업 개발 계획의 일환으로, 중국의 문화산업을 부흥시키는 견인차가 될 것”이라고 설립 의의를 밝혔다.
거창한 5개년 계획이 발표되기까지, 톈진 애니메이션센터의 설립을 가속화한 장본인은 ‘판다 포’였다. 지난 2008년 개봉한 드림웍스의 <쿵푸팬더>는 전세계 6억3300만달러의 수익을 거두었고, 중국 박스오피스 역시 석권했다. 그 어떤 중국 애니메이션 캐릭터도 해내지 못한 일을, 중국의 상징인 판다가 할리우드영화에서 해낸 셈이다. 당시 자국 내에서는, ‘중국의 문화를 서구가 착취했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으며 <난징!난징!> 등을 연출한 루추안 감독이 국영신문인 <차이나 데일리>에 ‘왜 중국 애니메이션은 세계적으로 성공하지 못하는가’에 대한 글을 기고,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는 칼럼에서 “2008년 올림픽을 위해 애니메이션을 만들려고 했지만, 정부의 간섭으로 포기해야 했다”며 중국 애니메이션의 현재를 비판했다. 3년 뒤인 올해 다시 <쿵푸팬더2>가 개봉하면서 중국 애니메이션이 세계시장에서 얼마나 뒤떨어졌는지 새삼 상기했다는 것이 문화부의 설명이다. 톈진 애니메이션센터의 첫 작품은 3D 장편애니메이션 <레전드 오브 래빗>이다. 별볼일 없는 토끼가 무술학교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내용의 작품으로 1200만달러의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세계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