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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금기를 건드린 젊은 재능
김성훈 2011-05-30

제64회 칸국제영화제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서 3등상 수상한 <야간비행>의 손태겸 감독

“아무도 상영 도중에 자리를 뜨지 않더라.” 손태겸 감독은 자신의 영화 <야간비행>의 칸영화제 첫 상영을 그렇게 기억한다. “앞자리라 관객의 반응을 제대로 관찰하지 못했다. 나중에 영화를 본 영화진흥위원회 관계자 분께서 외국 관객이 재미있게 본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다.” 이번 칸국제영화제 학생경쟁부문인 시네파운데이션에서 3등상을 수상한 <야간비행>은 손태겸 감독의 중앙대 영화과 졸업작품이다. “수상을 전혀 예상 못했다. 학교 친구 두명이 경험삼아 해보자면서 대신 출품해줬다. 그런데 초청까지 받은 건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야간비행>은 돈을 위해 한 남자와 관계를 맺는 10대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을 좋아한다. 그래서 욕망, 금기, 섹슈얼리티 등 다른 사람들이 이야기하길 꺼려하는 주제에 관심이 많다. 대학 1, 2학년 때부터 이런 주제로 졸업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낯선 동양인의 손에서 나온 섹슈얼리티를 다룬 영화를 외국 관객은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칸에 도착할 때만 해도 고민이 많았다. 과연 외국인들이 영화 속 섹슈얼리티를 이해할 수 있을까 궁금했다. 그런데 다들 재미있게 보더라. 특히 두 남자의 클로즈업숏으로만 이루어진 화장실신은 ‘파워풀하다’, ‘아름다웠다’ 등 평가를 받았다.” 이번 칸영화제 수상 경험은 진로를 고민하고 있던 손태겸 감독에게 큰 자신감을 안겨줬다. “일단 한국영화아카데미에 가서 영화를 좀더 공부하고 싶다. 어떤 감독이 되고 싶냐고? 칸에서 알모도바르 감독의 신작 <내가 사는 피부>를 봤는데 여전히 재미있더라. 보는 사람들의 삶에 도움이 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 그가 언젠가는 놀랄 만한 장편 데뷔작을 들고 우리 앞에 나타날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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