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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 한 아이가 울고 있어
신두영 사진 백종헌 2011-06-02

고석진 감독의 <기생령>

감독: 고석진 /슈퍼바이저: 양윤호 /출연: 한은정, 노민우, 효민, 황지현, 이형석 /제작: (주)이스트스카이필름, 코어콘텐츠미디어(주) /제공·배급: 롯데쇼핑(주)롯데엔터테인먼트 /개봉: 8월4일(예정)

1. 시놉시스

부부인 가희와 장연이 처참하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경찰은 벽장에서 울고 있는 부부의 아이 빈(이형석)을 발견한다. 장연의 동생 장환은 아내 서니(한은정)에게 살인사건에 관한 이야기를 숨긴다. 대신 그는 형 부부가 교통사고로 죽었다고 말한 뒤 아내와 처제 유린(효민)을 데리고 형의 집으로 이사한다. 서니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이상한 느낌을 받는다. 이후 알 수 없는 빈의 행동과 악몽에 시달리던 서니는 벽 한쪽을 가득 메우고 있는 부적들을 보고 크게 놀란다. 한편 유린은 집에서 떠나려고 하지만 장환의 설득으로 마음을 돌린다. 그러는 사이 서니의 불안감은 점점 커져간다.

2. 모티브

<기생령>은 잔혹한 민담 혹은 설화에서 출발한다. 출처를 정확하게 밝히기 어려운 이 이야기는 아이를 갖지 못하는 여자가 독 안에 아이를 가두어 죽이면 임신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기생령>은 제목처럼 다른 사람의 몸에 원혼(원한을 품은 영혼)이 빙의하는 내용이다. 문제는 설득력이다. 고석진 감독은 “빙의라는 소재는 워낙 많이 봐왔다. 원혼의 설득력을 더하기 위해서 민담을 끌어왔고 이런 끔찍한 일이 꽤 오랜 기간 암암리에 이루어져왔다는 설정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독 안에 아이가 웅크리고 있는 <기생령>의 포스터는 이 모티브에서 나왔다.

3. 액터 앤드 액트리스

<기생령>을 이끌어갈 배우는 한은정과 효민이다. 한은정은 지난해 여름 KBS에서 방영된 드라마 <구미호: 여우누이뎐>에서 반인반수의 딸을 낳는 구미호를 연기해서 호평을 받았다. 고석진 감독 역시 <구미호: 여우누이뎐>에 나온 한은정을 눈여겨봤다. 감독은 “한은정의 연기를 보면서 공포와 모성애의 느낌을 동시에 받았다. <기생령>에서도 모성애를 드러내야 하는 장면이 많다”면서 “한은정에게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 효민은 같은 걸그룹 티아라 멤버인 지연과 은정에 이어 호러퀸에 도전하는 아이돌이다. 지연은 2010년 개봉한 <고사 두 번째 이야기: 교생실습>에 출연했고, 은정은 6월9일 개봉하는 공포영화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의 주인공이다. 고석진 감독은 TV 예능프로그램에 나온 효민을 보고 캐스팅을 했다. “끼를 주체하지 못하는 효민을 보면서 공포영화의 여배우 역할에 어울릴 것 같더라. 효민은 귀신에게 시달리는 역할인데 열의도 대단하다.”

4. 비주얼

<기생령>의 주된 공간은 언론에 테스트 촬영을 공개했던 경기도 양평의 별장이다. 고석진 감독은 “공포영화라고 해서 집을 음침하게 만들거나 낯선 아트워크를 만들기보다는 일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심리적인 공포에 중점을 둘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집 자체를 영화의 모티브에 맞게 거대한 자궁처럼 묘사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민병천 감독의 <유령>(1999), <내츄럴 시티>(2003)의 조연출 출신인 고석진 감독은 특수효과를 이용한 촬영 경험이 많다. 관객에게 극도의 공포를 안겨야 하는 장면에서는 특수촬영을 적극적으로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기생령>은 알려진 것처럼 3D영화는 아니다. <기생령>의 3D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양윤호 감독은 고석진 감독에게 연출을 맡겼다. 대신 양윤호 감독은 총감독으로 제작에 참여한다.

5. 모델

“<나이트메어> 시리즈를 참고하게 될 것 같다.” 고석진 감독의 말이다. <기생령>의 초·중반까지는 주인공 서니의 악몽이 자주 등장한다. 악몽 때문에 서니는 신경쇠약에 걸리고 성격이 날카로워진다. 또 고석진 감독에게 영감을 준 작품은 크리스 커닝엄 감독의 뮤직비디오다. 포티스헤드의 <Only You> 뮤직비디오를 보면 아이가 물속에 있는 것처럼 유영하는 장면이 나온다. 고석진 감독은 이 뮤직비디오를 응용해서 공포를 만들어갈 생각이다. <기생령>은 악몽과 물이 공포의 근원이 되는 영화다.

6. 감독의 한마디

“제대로 된 공포영화 한편 만들고 싶다. 제대로 무섭게 해보고 싶고 서늘한 볼거리가 있는 영화를 만드는 것이 작은 소망이다. 괜히 교훈 준다는 식으로 까불지는 않을 것이다. <기생령>으로 장편영화 감독 데뷔를 하는데 이 영화를 양윤호 감독에게 이어서 맡았을 때 마음먹었던 것은 내가 어린 시절에 봤던 고전 호러영화처럼 만들어보고 싶다는 것이다. 사실 이번이 첫 인터뷰다. (웃음) 무섭게 잘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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