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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뉴스] A부터 Z까지, 26가지 살인기호
장영엽 2011-05-24

알파벳을 살인기호로 삼는 앤솔로지 영화 <ABCs of Death> 제작

A는 알파, B는 브라보, C는 찰리. 영미권에서 흔히 사용하는 음성기호다. 호러영화 팬들은 이 귀여운 음성기호마저 가만히 놔둘 생각이 없나보다. A는 도끼(Ax), B는 도살자(Butcher)…. (예를 들자면) 이런 식으로 26개의 알파벳을 살인기호로 삼는 앤솔로지 영화가 곧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기 때문이다. 26명의 감독이 연출하는 26개의 단편을 아우를 이 영화의 제목은 <ABCs of Death>다.

<ABCs of Death>를 기획한 사람은 알라모 드래프트하우스의 CEO 팀 리그와 팀슨필름의 CEO 앤트 팀슨이다. 알라모 드래프트하우스는 고전영화와 컬트영화, 인디영화에 초점을 맞춰 상영하는 소규모 극장 체인이고, 팀 리그는 미국의 장르영화제 ‘판타스틱 페스트’의 공동설립자다. 팀슨필름은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할리우드에서 제작·배급 일을 해온 앤트 팀슨이 세운 제작사다. 어쨌거나 아들에게 알파벳 책을 읽어주던 팀슨이 “이 생애를 마감할 수 있는 온갖 악랄하고 유머러스한 방법들”을 알파벳을 통해 상징적으로 보여줄 방법을 찾았고, ‘판타스틱 페스트’를 7년간 운영해오며 수많은 감독들을 만나왔던 팀 리그가 호러 단편을 연출해줄 재기 넘치는 감독들을 섭외했다. 이 영화가 무엇보다 기대되는 까닭은 참여하는 감독들이 쟁쟁하기 때문이다. 올해 선댄스영화제에서 “무엇을 상상하든 그보다 정신나간 영화를 보게 될 것이다”라는 평가를 받았던 <호보 위드 어 샷 건>의 제이슨 아이즈너, <셔터> <샴> 등으로 타이 공포영화계의 중심축이 된 반종 피산다나쿤, <하우스 오브 더 데블>의 티 웨스트 등이 이 앤솔로지 단편의 연출을 맡았다. 그러나 가장 기대되는 감독은 <세르비안 필름>에서 잔혹의 극치를 보여줬던 스르잔 스파소예비치다. 6월부터 촬영을 시작한다는 <ABCs of Death>는 국제적인 콘테스트를 통해 뽑는다는 26번째 감독이 정해지면 감독 각자에게 알파벳을 배정해주고 6달 6주 6일간의 촬영기한을 줄 예정이다. 제작기간마저 666이라니, 참 짓궂은 앤솔로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