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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찾은 앵무새의 오색찬란 스펙터클
김도훈 2011-05-26

<리오>

감독 카를로스 살다나 / 7월28일 개봉 / 수입·배급 이십세기 폭스코리아 “리우로 가자!” 옛날 서부영화를 보면 조연들은 꼭 저 소리를 하고 죽었다.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꼭 죽어야 할 이유가 뭐냐고 묻는다면, 일단 그 도시의 사진을 한장 내밀리라. 세계 3대 미항. 삼바와 카니발의 도시.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올림픽의 도시. 폭스의 블루스카이 스튜디오는 <리오에서 온 사나이>(1964) 이후 오랫동안 영화의 무대로부터 비껴서 있던 리오를 다시 스크린에 데려온다.

<리오>에서 리우로 향하는 건 앵무새다. 희귀종 앵무새 ‘블루’가 미네소타주의 새장을 탈출해 브라질로 향한다. 지구상에 남은 단 하나의 짝 ‘주엘’을 만나기 위해서다. 문제는 애완용으로 키워져 날지 못하는 블루가 야생에서 살아온 주엘과 도무지 어울리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희귀 앵무새 밀매범들에게 붙잡혀 팔릴 운명이 되면서 둘은 뭉치기 시작하고, 블루 역시 나는 법을 배우게 된다. 국내 출간된 <스픽스의 앵무새>가 잘 묘사하고 있듯이 앵무새는 지난 100년간 밀매업자들에 의해 거액에 거래되는 암시장의 보석이었다. 그런 와중에 지구상에 남은 수많은 희귀 앵무새들이 멸종을 맞이했다. <리오>의 이야기에는 지금 가장 강력한 이슈인 ‘생태주의’의 의지가 깃들어 있다.

물론 블루스카이 스튜디오 애니메이션이라면 엄청난 스피드의 스펙터클을 빼놓을 수 없다. 픽사의 가장 거대한 라이벌이라 할 만한 블루스카이 스튜디오 애니메이션의 특징은 3D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액션 연출이다. 최근의 <아이스 에이지> 시리즈에서도 잘 드러났듯이 블루스카이 스튜디오는 객석을 빙판에 미끄러져 질주하게 만들거나 끝없는 허공으로 추락시키는 데 능하다. 날지 못하는 앵무새가 주인공인 <리오> 역시 3D 감상에 최적화된 비행의 쾌감을 관객에게 전해줄 건 분명하다.

지난 4월15일 미국에서 개봉한 <리오>는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올여름 CG애니메이션계의 첫 번째 승자가 됐다. 로튼토마토 성적도 72%로 좋은 편이다. 미국 평자들은 “컬러풀한 색감과 귀에 쏙 들어오는 음악, 완벽한 목소리 출연”을 장점으로 꼽았다. 컬러풀한 색감이야 주인공이 앵무새니 당연한 일이고, 귀에 쏙 들어오는 음악이야 무대가 리우 카니발에다 음악감독이 세르지오 멘데스니 또 당연한 일이고, 그 완벽하다는 목소리는 누가 했냐고? 블루 역은 <소셜 네트워크>의 제시 아이젠버그, 주엘 역은 앤 해서웨이다. 완벽하지 않을 수 없는 캐스팅이다. 한국어 더빙판에서는 송중기와 박보영이 둘을 대신한다.

up 리우데자네이루에서의 모험이라니, 여름 휴가 대용으로 딱이다. down 블루스카이 스튜디오 애니메이션은 픽사에 비하면 딱 1% 부족할 때가 종종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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