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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의도는 오히려 눈물샘에 내성만 <회초리>
신두영 2011-05-18

13살 딸과 아버지가 훈장과 제자로 처음 만난다. 헷갈리지 말자. 딸이 훈장이고 아버지가 제자다. 아시안게임 복싱 금메달리스트인 두열(안내상)은 딸의 존재를 몰랐다. 아내에게 집적대는 조폭과 싸우다가 골프채로 머리를 맞고 식물인간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 사이 두열의 아내는 딸 송이(진지희)를 낳다가 죽었고 딸은 아내의 먼 친척인 예절학당 훈장(윤주상)에게 맡겨졌다. 5년 만에 깨어난 두열은 아내를 잃은 슬픔에 망나니처럼 살다가 법원의 사회봉사 명령을 받고 송이가 꼬마 훈장으로 있는 학당에 들어오게 된다.

<회초리>는 초반에 꼬마 훈장과 어른 제자라는 설정에서 발생하는 웃음에 집중한다. 예절교육을 받는 두열과 송이가 티격태격 다투는 에피소드는 한국 코미디영화의 전형을 따르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회초리>는 감동 휴먼드라마를 표방한 영화다. 초반 코미디의 기운이 다하면 <회초리>는 서둘러 관객의 눈물을 짜내려고 노력한다. 관객은 송이와 두열이 부녀지간이라는 사실을 안다. 송이도 마찬가지다. 반면 두열은 송이가 딸인 줄 모른다. 두열은 학당에 들어오기 직전에 후배에게 딸이 있고 그 딸을 미국에 입양 보냈다고 들었다. 두열은 학당에서 홀로 괴로워하며 딸을 위한 눈물을 흘리지만 정작 송이에게는 매몰차게 대한다. <회초리>는 이런 관계 설정으로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하려 한다. 의도는 나쁘지 않지만 눈물이 너무 과했던 게 문제다. 거의 매 시퀀스에서 안내상과 진지희는 눈물 연기를 선보인다. 마지막에 딱 한번 울리는 <헬로우 고스트>의 선례를 따랐다면 어땠을까. 쉴새없이 우는 안내상과 진지희를 보면 볼수록 눈물샘에 내성만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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