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타운>
연출 황의경, 김진원 | 각본 서숙향 | 출연 성유리, 정겨운, 김민준, 민효린 | 5월11일부터 수·목요일 밤 9시55분 | KBS
‘식모’가 돌아왔다. <로맨스타운>은 도박꾼인 아버지 때문에 상위 1%의 사람들이 산다는 1번가의 재벌집에서 3대째 식모살이를 하게 된 20대 여성 노순금(성유리)의 이야기다. 몸에 감겨드는 메이드복에 하이힐을 신은 순금의 스틸컷을 보면 영락없이 <하녀>의 은이가, ‘가정부와 주인집 아들의 사랑 이야기’라는 드라마의 줄거리를 보면 자연스럽게 <지붕뚫고 하이킥!>의 세경이 생각난다. 그러나 <로맨스타운>이 조명할 가정부 이야기는 고용주와 고용인의 첨예한 계급 갈등이나 못 가진 자의 서러움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제작진의 기획 의도를 들어보자. “5년 전에 모 방송사에서 일하던 40대 청소부 아주머니가 로또 복권 1등에 당첨돼 100억원이라는 초유의 상금을 받고도 그 사실을 숨긴 채 청소부 일을 계속했다는 실화가 있다. 이 드라마가 주목하는 것은 복권의 ‘인생 역전담’이나 ‘대박담’이 아니다. ‘왜 그 아주머니는 100억원을 지니고도 청소부 일을 계속하고 싶어 했을까’이다.” 제작진의 말처럼 <로맨스타운>은 돈이나 사회적 지위 같은 잣대로 환산할 수 없는 인생의 미묘한 지점들에 관심을 둘 예정이다. 이러한 설정을 뒷받침해주는 건 다양한 식모 캐릭터다. ‘신데렐라 성공담’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순금이나 주인집에서 식모 계모임을 여는 엄수정(이경실), 가족들에게 외면당하는 주인에게 부인 역할을 하는 오현주(박지영) 등 식모들의 활약을 기대해보아도 좋을 듯하다. 1번가 식모들의 ‘로망’이자 순금과 삼각관계를 이룰 재벌집 남자들로는 배우 정겨운, 김민준이 캐스팅됐다.
한편 <로맨스타운>은 <파스타> 서숙향 작가의 복귀작이다. <파스타>의 주방에서 선보였던, 등장인물의 감정을 차분히 다지고 조리할 줄 아는 감각이 녹슬지 않았다면, <로맨스타운>은 기꺼이 시식할 만한 신종 메뉴일 것이다.
UP_뻔하지 않은 식모 캐릭터에 한표. DOWN_성유리의 억척 식모, 가능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