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헌터>
감독 진혁 | 각본 황은경, 최수진 | 출연 이민호, 박민영, 구하라, 이준혁, 김상중 | 5월25일부터 매주 수·목요일 밤 9시55분 | SBS
1980년대, 영화계에 <영웅본색>이 있었다면 만화계엔 쓰카사 호조의 <시티헌터>가 있었다. 돈 밝히고 여자 좋아하는 속물이지만 경찰이 감당할 수 없는 ‘도시 정의’를 바로세우는 ‘해결사’ 사에바 료의 호탕한 매력은 남성 팬들의 아드레날린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그 <시티헌터>가 드라마로 제작된다. 일본 YTV에서 제작한 동명의 애니메이션(1987)이나 성룡, 왕조현이 출연하고 왕정 감독이 연출을 맡은 동명의 홍콩영화(1992)가 주목을 받은 바 있지만 <시티헌터>를 드라마로 제작하는 건 한국이 최초다.
‘도시의 해결사’를 주인공으로 삼는 기본 구조는 같지만 드라마 <시티헌터>는 원작 만화보다 큰 스케일의 작품이 될 듯하다. 만화 <시티헌터>가 법이 통용되지 않는 1980년대 도쿄의 지하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반면, 드라마 <시티헌터>는 2011년 한국의 청와대 국가지도통신망팀을 배경으로 작전을 수행하는 MIT 박사 출신의 무술 고수 이윤성을 주인공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이 해결사 캐릭터에 양지의 활력을 덧입힐 배우로 <꽃보다 남자>의 ‘구준표’ 이민호가 낙점됐다. <성균관 스캔들>의 그녀, 박민영이 전직 유도선수 출신 청와대 경호원 김나나 역을 맡아 작전 수행 과정에서 이민호와 사사건건 부딪힌다. 두 캐릭터에 다리를 놓는 인물은 대통령의 막내딸 다혜다. 걸그룹 ‘카라’ 멤버 구하라가 이민호를 과외선생님으로, 박민영을 경호원으로 둔 대통령의 딸로 출연해 배우 신고식을 치른다.
제작진의 만남으로 보면 <시티헌터>는 <찬란한 유산> <검사 프린세스>의 진혁 PD와 <뉴하트> <대물>의 황은경 작가의 조합이다. 리얼리티에 충실하면서도 드라마적인 요소가 소홀하지 않은 작품을 지향한다는 점이 두 사람의 공통점인 만큼 <시티헌터>에서 이 장점이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인지 기대해보아도 좋을 듯하다.
UP_호방한 원작, 안정적인 제작진에 한표. DOWN_드라마의 스케일을 감내하기엔 파릇파릇한 청춘배우들의 어깨가 너무 무겁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