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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으려는 게 아니에요. 전 날아갈 거에요" <마오의 라스트 댄서>
김용언 2011-04-27

1972년 중국 산둥. 가난한 소작농 집안의 일곱 형제 중 여섯 번째 아들 리춘신(츠차오)은 베이징예술학교 학생으로 뽑힌다. 태어나서 처음 발레를 배우는 고된 나날 속에서, 리춘신은 허약한 체질과 평발 때문에 고생한다. 그러나 밤낮없는 연습을 통해 조금씩 뛰어난 발레리노로 성장한다. 그는 베이징을 방문한 휴스턴 발레단의 눈에 띄어 교환학생으로 미국에 초청받는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발레 <돈키호테> 파드되를 단 3시간 만에 마스터하고 환상적인 무대를 선보이자 미국에서의 리춘신의 명성은 높아간다. 예술을 향한 열정을 자유롭게 분출할 수 있는 미국에서의 삶이 익숙해질 무렵, 귀국 날짜가 다가온다.

가난한 소년이 처음으로 예술의 세계에 눈을 뜨는 전반부는 <빌리 엘리어트>를, 미국 체류 당시 이념과 예술적 열망 사이에서 갈등하는 후반부는 <백야>를 연상시킨다. “걸으려는 게 아니에요. 전 날아갈 거예요”라는 리춘신의 다짐이 물리적으로 현실화되었을 때의 감동은, 개인적인 모든 욕망을 오로지 춤에 쏟아붓는 예술가의 ‘이기적인’ 영혼을 반추하게 만든다. 하지만 리춘신의 거짓말 같은 인생역정이라는 실화를 담는 데 <마오의 라스트 댄서>는 지나치게 안이한 동화다. 휴스턴 발레단의 모두는 리춘신에게 너무나 따뜻한 선의로 차 있다. 발레단 예술감독의 정치적 계산이 잠깐 스쳐가지만, 리춘신이 스타로 떠오를 수 있었던 데에는 그의 뛰어난 재능뿐 아니라 핑퐁외교 같은 냉전시대의 퍼포먼스 역시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하는 의혹을 해결하는 데에는 역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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