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섯살을 맞은 <씨네21>이 야심차게 준비한 프로젝트가 드디어 공개된다. 그것은 ‘<씨네21> 디지털 매거진’이다. 아이패드와 갤럭시탭 같은 스마트 패드용 <씨네21>이 나온다는 이야기다. 우선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는 특별판이 조만간 앱스토어와 T스토어, 안드로이드 마켓을 통해 공개되며, 그로부터 얼마 뒤부터는 매주 초 <씨네21> 디지털 매거진이 업로드될 예정이다.
<씨네21>이 디지털 매거진을 내게 된 이유는, 첫째로 변화하는 잡지시장에 발맞춰 나가기 위해서다. 종이매체가 갈수록 힘을 잃고 있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는 사실. 이에 대한 타개책으로 떠오르는 디지털 매거진에 우리도 동참하려 한다는 뜻이다. 두 번째는 보다 영화잡지다워지기 위해서다. 그동안 우리는 움직이는 영상을 기반으로 하는 영화라는 매체를 종이로 다루는 데 한계를 느껴왔다. 동영상이나 보다 풍부한 사진 자료를 실을 수 있는 디지털 매거진의 환경을 고려하면 좀더 생생한 영화 이야기를 전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영화 예매나 다운로드 서비스에 바로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이나 해외 독자도 실시간으로 <씨네21>을 만날 수 있다는 점 또한 디지털 매거진만의 장점이 될 것이다. 당장은 독자 여러분들의 요구를 충분히 수용할 수 없겠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디지털 매거진만이 보여줄 수 있는 ‘놀라운 신세계’를 선보일 것을 약속드린다.
이 디지털 매거진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씨네21>은 약간의 무리수를 뒀다. 배우 오달수를 내세운 바이럴 필름을 만든 것이다. 게다가 연출자는 무려 박찬욱, 박찬경 감독이다. 3분이 조금 넘는 이 바이럴 필름은 <씨네21> 디지털 매거진의 사용법과 특장점을 간략하게 소개하기 위해 제작됐다. 물론 이 쟁쟁한 예술가들의 머리와 손을 거치면서 ‘홍보용’이라는 취지는 약간 탈색됐지만 그 자체로 매우 흥미롭고 뛰어난 뮤직비디오로 탄생했다. 특히 오달수의 랩 실력에 관심을 기울인다면 여러분들은 깜짝 놀라게 될지도 모른다. 아울러 진중권씨와 김혜리, 주성철 기자도 출연하니 유심히 봐주시길(아, 저의 발연기에 관해서는 송구스럽다는 말씀 밖에는… 흑). 다시 한번 박찬욱, 박찬경, 오달수, 진중권씨 모두에게 가슴 가득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씨네21> 디지털 매거진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많다. 기술적인 안정성을 확보해야 하고 디지털 매거진다운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하며, 보다 많은 독자들과 만날 수 있도록 여러 방도를 찾아야 한다. 최고의 디지털 매거진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터이니 여러분 또한 따끔한 비판과 따뜻한 격려를 주시기 바란다. 그리고 한마디만 더. 종이 잡지 <씨네21> 또한 최선을 다해 만들 것이라는 점 또한 밝혀야겠다. 종이의 시대가 끝나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씨네21>과 <씨네21> 디지털 매거진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그러기 위해서라도 이지아씨의 신비가 빨리 밝혀지길… 휴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