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길어올리기>엔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아버지(임권택 감독)가 영화를 준비하시며 “작은 역할인데 한번 해볼래” 하시더라. 배우로선 굉장히 영광인데, 아버지 영화에 출연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워 처음엔 못하겠구나 싶었다. 그런데 형이 이렇게 말하더라. “아버지가 다음 작품을 언제 하실지 모르는데 가족으로서, 그것도 배우를 하고 있는 아들이 영화에 참여하는 게 의미있지 않겠냐”고. 그 얘기를 듣고 출연하게 됐다.
-이름은 왜 바꿨나.(그의 본명은 임동재다) =‘임권택 감독님의 아들’이란 꼬리표가 어렸을 때부터 늘 따라다녔다. 그걸 컴플렉스로 느낄 정도로 싫어했다. 누군가의 아들이 아닌, 한 사람의 배우로서 인정받고 싶은 마음에서 바꿨다. ‘현상’이란 이름은 아버지와 오래 알고 지내신 지어 스님에게 받았다. 성은 아버지의 이름에서 따왔다.
-술주정뱅이인 한지 장인 아버지를 길바닥에서 끌고 다니는 등 굉장히 ‘센’ 캐릭터를 맡았다. =감독님이 (캐릭터에 대해) 딱 한마디 하시더라. ‘후레자식’이라고. (웃음) 길에서 끌고 가는 장면도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하며 촬영했는데 오히려 안병경 선배님이 “야 더 세게 당겨” 하고 조언해주셨다. 그래도 마지막엔 아버지의 대를 이어 한지를 뜨면서 끝나는 게 영화의 원래 설정이었다. 내가 <고사2> 촬영 때문에 빠지면서 그 장면이 바뀌었다. 전주 내려가서 한달 동안 한지 뜨는 거 연습했는데 많이 아쉽다.
-<고사1, 2> <공부의 신> 등 주로 학원물에 출연했다. =일부러 그런 작품만 선택한 건 아니다. 오디션은 무수하게 많이 봤지만 그중에서 주로 학생 역할에 캐스팅된 거다. 내 얼굴에 반항기가 있나보다. (웃음) 개인적으로는 학창 시절에 사복을 입어서인지 연기하며 교복 입는 기분이 새로웠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독특하고 카리스마있는 악역도 맡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