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유머를 글로 구사한다. 데이비스 세다리스를 한마디로 설명하면 그렇다. 그는 게으르고, 지저분하고, 대책없이 살아가는 그 자신과 가족이 경험한 일을 소재로 한 글을 써서 스타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그중 <나도 말 잘하는 남자가 되고 싶었다>는 세다리스의 대표작으로 꼽을 만하다. 욕의 무지개가 펼쳐지는 듯한 환영을 보게 만드는 세다리스의 막내동생 폴은 그중 최고의 스타(칭찬인지 욕인지는 모르겠으나)다. 그의 아버지도 만만치 않다. 다 썩은 음식조차 버리는 법이 없는 아버지는 독자를 크게 웃게도 하지만 개를 키우는 이야기에서는 눈물을 찔끔 흘리게도 만든다. 세다리스 가족이 키운 개들, 고양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개를 산책시키는 겁니까, 개한테 끌려가시는 겁니까?’는 세다리스가 사랑받는 이유를 근사하게 보여준다. 때로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살기도 하고 죽기도 하는 삶을 적극적으로 사는 것 말이다.
여튼, 화장실 유머로 따지면 세다리스를 따라올 자는 없다. 십자말 풀이를 하는 이야기는 각종 공포증에 관한 어휘로 옮아가고, 이내 이런 한탄으로 이어진다.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아니, 수갑에 묶인 채 대변에 뒤덮이기를 바라는 사람이 도대체 어디 있겠어? 그 순간 연락처가 적힌 수첩을 펼칠 필요도 없이 곧장 세 사람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런 조건에 맞는 사람을 세명이나 알고 있다는 사실에 나는 두려웠다.” 이런 챕터도 있다. ‘남이 처리하지 못한 화장실에서 오해받지 않고 나오는 법’. 여기서는 그가 평생 본 중 가장 큰 똥덩어리에 대한 현란한 묘사가 돋보인다. “굵기가 부리토만한, 긴 똥만 돌돌 말려.” 심지어 자신의 아이큐 테스트 결과도 웃을 거리로 만든다. “나보다 아이큐가 높은 고양이들도 있다. 이 결과에 놀란 사람은 나뿐이었다.” 냉소하거나 투덜거릴 수 있는 모든 상황을 세다리스는 웃으며 끌어안는다. 울적한 날이면 이 책을 뒤적이며 웃는 법을 다시 익힐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