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풍경. 고심을 거듭하며 <아프리카의 눈물> 티저 포스터 시안 확인 중.
밤 9시30분. 본격적인 일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낮에는 걸려오는 전화로, 낮에만 가능한 업무 처리로 정신이 없다. 8시 이후에나 보도자료 작성과 기타 일들을 할 수 있다. 나는 마운틴픽쳐스의 마케팅팀 업무를 담당하고 있지만, ‘일은 스스로 배우는 것’이란 대표님의 마인드 덕분(?)에 처음 입사했을 때부터 맨땅에 헤딩하며 이런저런 일들을 경험 중이다.
늦어지는 퇴근으로 엄마는 나에게 ‘회사에서 배달되는 택배’라는 타이틀을 주셨고, 친구들은 약속잡기 애매한 내 스케줄 때문에 신사동으로 와서 티타임을 가져준다. 회사 이름이 ‘마운틴’이다 보니 친구들은 농담으로 ‘오늘도 산 오르는구나!’라며 피부 트러블과 소화기관 트러블로 고생하는 나에게 진심어린 동정을 선사한다. 그렇다고 매일이 불철주야는 아니다. 나도 한가할 때는 있다. 그저 조용하지만 불안한 여유 뒤에 늘 폭풍처럼 몰아닥치는 개봉 일정이 잡혀 있어 마음이 편하지 않을 뿐.
지금 내 머릿속을 혼란스럽게 하는 영화는 다큐멘터리 <아프리카의 눈물>이다. 눈물 시리즈의 전작인 <아마존의 눈물>이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흥행에 성공했기에 부담감은 배다. 반짝거리는 아이디어는 안드로메다로 사라졌는지 무념무상의 상태가 되어 오늘도 여태 책상 앞에 앉아 있다. 영화가 개봉해서 안정적인 스코어가 나오기 전까지 근질거리는 불안감과 함께 ‘나의 산 오르기’는 계속될 것이다.